교수나 연구원이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동시에 근무하는 ‘학연교수제도’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고려대(KU)는 서울 성북구 KIST 본원에서 학연교수제도 운영과 ‘KU-KIST 스쿨’ 설립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KIST와 고려대 간의 학연교수제도는 올해 1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 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교수나 연구원이 대학과 연구기관에 동시에 소속돼 전임급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뒤 최초로 적용된 사례다. 미국 시카고대와 아르곤국립연구소는 2009년 학연교수제도인 ‘공동임용제(Joint-Appointment)’를 도입해 현재 100여 명이 두 곳에 동시에 소속돼 근무하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는 제도적 제한 때문에 대학과 연구기관 간의 책임자급 인력 교류와 이를 통한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기 힘들었다. 연구원이 대학 교육에 참여하더라도 처우나 권한이 미흡한 ‘겸임교원’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제도 덕분에 KIST 소속 연구원은 고려대의 학연교수로서 학생 선발 등 각종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연구원 정년인 61세 이후에는 심사를 거쳐 고려대 교수로 임용돼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할 수 있다.
고려대 교수도 KIST의 연구책임자가 돼 연구 주제와 방향을 정하는 등 권한을 행사하며 기본 연구사업비도 배정받을 수 있다. KIST와 고려대는 학연교수로 매년 일정 인원을 선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양 기관은 석·박사 과정인 ‘KU-KIST 스쿨’을 설립해 공동으로 학생을 선발해 양성하고 융·복합 분야에서 공동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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