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파바로티’ 伊 리치트라 하늘로

  • Array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불의의 교통사고 사망

놀라운 등장만큼이나 그의 퇴장도 돌연했다. ‘제2의 파바로티’ ‘스리 테너의 후계자’로 불렸던 이탈리아 테너 살바토레 리치트라(43·사진)가 영원히 무대를 떠났다.

리치트라의 공식 웹사이트(www.salvatorelicitra.com)는 5일 “리치트라가 이탈리아 카타니아에 있는 가리발디병원에서 오늘 아침 영면했다”고 밝혔다. 리치트라는 지난달 27일 시칠리아 섬에서 스쿠터를 몰고 가다 벽에 부딪치는 사고로 머리와 가슴에 중상을 입은 뒤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오페라계의 구원자(Salvatore)로 불렸던 그이지만 생사의 기로에 선 순간 그 자신은 구원받지 못했다.

리치트라는 2002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에서 독감에 걸린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대역으로 출연해 완벽한 노래와 연기를 선보이며 하룻밤 사이에 국제적 스타로 떠올랐다. 밀라노에서 비행기로 날아와 단 30분의 리허설을 거친 뒤였다. 이후 빈 국립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의 로열오페라하우스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는 강렬한 음색과 풍부한 성량, 섬세한 표현력으로 찬사를 받으며 로베르토 알라냐, 롤란도 비야손, 조지프 칼레야 등과 더불어 차세대 테너 선두주자 중 하나로 꼽혔다.

리치트라는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밀라노로 이사했다. 어머니의 권유로 성악에 입문해 서른 살에 파르마 왕립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로 데뷔했다. 2003년 12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열었고 2008년 3월에 다시 한국을 찾아 호평을 받았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