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와 위안부 ‘역사의 만남’ 자리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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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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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위안부 전시회 개최 뉴욕 홀로코스트센터 플러그 소장

16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전시회에는 모두 7명의 한국과 미국 작가들이 참가해 일본군 위안부의 아픔을 그렸다.
16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전시회에는 모두 7명의 한국과 미국 작가들이 참가해 일본군 위안부의 아픔을 그렸다.
일본군 위안부 전시회 작품을 배경으로 선 아서 플러그 뉴욕 홀로코스트센터 소장은 “아픈 역사를 젊은 세대들에게 알리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일본군 위안부 전시회 작품을 배경으로 선 아서 플러그 뉴욕 홀로코스트센터 소장은 “아픈 역사를 젊은 세대들에게 알리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10월에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곳 홀로코스트센터에서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다. 그들은 똑같이 비극적인 역사의 희생자이다.”

미국 뉴욕 홀로코스트센터에서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전시회를 연 이 센터 아서 플러그 소장은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센터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전시회 개막식을 갖고 16일부터 전시물을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한다. 미국 유대인 커뮤니티는 독일 나치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미국에 50곳의 홀로코스트센터를 세웠으며 뉴욕센터는 미 전역에 홀로코스트를 교육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플러그 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나치가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홀로코스트나 일본군이 위안부에게 저지른 짓은 똑같은 범죄이며 이들이 겪었던 고통도 다르지 않다”면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해 젊은 세대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서로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전시회를 통해 미국 사회에 일제강점기 군 위안부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며 그 다음 단계로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위안부의 만남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5년 전부터 난징대학살 전시회를 여는 등 반인륜범죄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온 플러그 소장은 “전시회를 앞두고 대학생들과 주민들에게 군 위안부의 존재를 물어봤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며 “가장 나쁜 것은 잊혀지는 역사이며 이를 막는 것이 현 세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 자료를 만들어 미국의 공립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일이자 한국의 광복절임을 상기시키며 독일 정부와는 다른 일본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플러그 소장은 일본 정치인과 관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언급하면서 “이는 역사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이런 일을 한 사람들을 숭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이없는 일(Terrible thing)”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뉴욕에서 한인유권자 권리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인유권자센터(KAVC)의 끈질긴 집념이 이룬 결실이기도 하다. 2007년 미 연방 하원이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던 KAVC는 올 초부터 홀로코스트센터 측과 접촉해 전시회 개최를 성사시켰다. 김동찬 KAVC 대표는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이번 전시회에 대한 정치인들과 주민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린 개막식에는 에드워드 브라운스타인, 게리 애커먼 뉴욕 주 하원의원 등 지역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전시회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 등 모두 40여 점의 그림과 사진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뉴저지 팰리세이드파크 일본군 위안부 기념비를 세우는 데 크게 기여한 스티브 카발로 씨(팰리세이드파크 도서관 사서)가 6명의 한국 작가와 함께 군 위안부의 아픔을 미술과 사진 등을 통해 생생하게 표현해낸 작품들도 전시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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