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아동 위한 ‘지구촌초등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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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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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 밀집 서울 구로에 내년 3월 개교 준비

지구촌사랑나눔이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마련한 ‘지구촌초등학교’(가칭) 본관. 내년 3월이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무료로 공 부하게 된다. 사진 제공 지구촌사랑나눔
지구촌사랑나눔이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마련한 ‘지구촌초등학교’(가칭) 본관. 내년 3월이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무료로 공 부하게 된다. 사진 제공 지구촌사랑나눔
어머니가 필리핀 출신인 초등학교 1학년 박태원(가명·8) 군은 학교에 가면 수업을 잘 이해하지 못해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았다. 어머니가 한국어를 잘 못하는 데다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가 다문화가정 아동을 위한 한국어 수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년 3월이면 태원 군은 이런 걱정을 한숨 돌리게 된다. 다문화가정 아동을 위한 초등학교가 서울 구로구에 문을 열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6층 규모, 2380m²(약 720평)의 학교 건물을 확보하고, 내년 3월 수도권 첫 다문화 초등학교인 ‘지구촌초등학교’(가칭)를 개교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내년 1월부터 학년당 15명,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총 4개 학급 60명의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 근로자들이 밀집한 서울 구로구, 영등포구, 금천구, 관악구 일대의 어린이들뿐 아니라 경기지역 학생들도 입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규 교과과정에 따라 가르치고, 수업료는 무료다.

학생 수준에 맞는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은 물론 영어와 모국어 등 다중언어 교육과 다문화 특화교육을 실시하고 방과후 학교를 적극 활용해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식을 높이는 학습도 준비 중이다. 또 다문화 어린이들의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합창단, 오케스트라 등의 음악 특별활동과 미술, 체육, 연극 등 다양한 예체능 교육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지구촌초등학교는 대안학교가 아닌 정식 초등학교 인가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교육지원청과 협의하고 있다. 가나 출신 어머니인 로즈몬드 사키 씨가 2008년 4월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데 이어 올해 9월 아버지마저 생활고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졸지에 고아가 됐던 ‘흑진주 삼남매’의 둘째 황용연(10), 막내 성연 군(9)도 지구촌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대표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장점을 살려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차별을 해소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후원 문의는 02-863-6622, www.g4w.net, 외환은행 035-22-04486-4 예금주 지구촌사랑나눔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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