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좋아하는 학교 만들어야 직업학교 교감하며 절실히 체득”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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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공모제 통해 강서공고 부임 김홍식 교장
“저 같은 사람을 위한 제도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일 강서공고에 부임한 김홍식 교장(사진)은 교장공모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31년간 교직 생활을 하면서 장학사, 장학관 같은 교육전문직을 해본 적이 없다. 교장으로 가는 관문인 교장연수도 올해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처음 도입한 100% 교장공모제가 아니었다면 사실상 교장 부임이 불가능했다. 그는 “15년간 평교사로 근무했던 강서공고에 지원하면서도 ‘빽’도 없는 내가 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빨리 승진하려면 교육전문직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김 교장은 “사실 장학사 시험을 한 번 본적이 있는데 떨어졌다”며 웃었다. 그는 “재도전할까 생각도 했지만 그냥 학교에 더 신경 쓰기로 했다. 그러다보면 알아주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를 알아주는 이는 많지 않았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가는 데만 15년이 걸렸고 교감으로 승진해 처음 간 곳은 일반 학교가 아닌 직업과정학교였다.

그가 교감으로 부임한 종로산업정보학교는 일반계고에서 직업교육을 받으려는 학생들을 1년간 위탁교육하는 곳이다. 140여 학교에서 학생들이 와서 디자인, 통역 등의 과정을 수료한다. 김 교장은 “교장이 새로 와도 1년을 못 채우고 다른 곳으로 갈 만큼 교직원들이 기피하는 학교였다”며 “부임하는 순간부터 나가려고 애쓰는 곳인데 학교가 좋아질 리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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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학교에서 3년을 교감으로 일했다. 처음 한 일은 화장실 공사였다. 김 교장은 “화장실 냄새가 말도 할 수 없을 정도였고 시설도 최악이었다”며 “건축 전공을 살려 직접 설계해서 방학 동안 화장실을 최고급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학 이후 새 화장실은 학생들의 자랑거리가 됐다.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는 학생도 없어졌다. 김 교장은 “작은 것부터 바꿔서 학생이 학교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모든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학교’도 이 학교에는 없었다. 김 교장은 일본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 것을 알고 2007년 일본어자격증을 따기 위한 방과후학교를 개설했다. 1년 후 결과는 놀라웠다. 학생 48명이 일본어능력시험(JLPT) 1, 2급을 따고 3명은 일본 명문대에 진학한 것이다.

김 교장은 가장 중요한 목표로 학생들의 취업을 꼽았다. 그는 “전문계고 학생들 대다수는 저소득층인데 이 아이들을 잘못 키우면 사회적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취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휘경공고 교감으로 재직할 당시 전문대, 산업체와 협력해 10%대였던 취업률을 37%까지 높인 경험이 있다. 그는 “당장 2학기부터 교육과 취업을 연계하는 협력업체를 만들기 위해 돌아다닐 생각”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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