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800달러 받지만…” 김병현의 ‘재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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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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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 독립리그 활동
“제대로 공 던질 수 있을때
부르는 팀 어디든 갈 것”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던 김병현이 지금은 한 달에 800달러(약 95만원)를 받고 마이너리그도 아닌 독립리그에서 뛰는 그렇고 그런 투수가 됐다. 재기를 꿈꾸는 김병현이 소속 팀 오렌지카운티 플라이어스의 홈구장인 캘리포니아 주 플러튼대 구장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플러튼=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던 김병현이 지금은 한 달에 800달러(약 95만원)를 받고 마이너리그도 아닌 독립리그에서 뛰는 그렇고 그런 투수가 됐다. 재기를 꿈꾸는 김병현이 소속 팀 오렌지카운티 플라이어스의 홈구장인 캘리포니아 주 플러튼대 구장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플러튼=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여기서 한 달에 800달러 받습니다.”

미국프로야구 독립리그 오렌지카운티 플라이어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병현(31)을 20일 캘리포니아 주 플러튼대에서 만났다. 김병현은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니 만나봐야 할 얘기가 없다”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그나마 오랜 면식으로 간신히 말문을 텄다.

한때 연봉 650만 달러(약 77억 원) 이상을 받았던 김병현에게 월봉 800달러(약 95만 원)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는 재기를 꿈꾸며 이곳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스스로 밝혔듯이 현재 그의 몸 상태와 구위는 정상이 아니다. 인터뷰 동안 그는 “야구장에 나오는 게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오렌지카운티에서 한솥밥을 먹는 재미동포 스티브 유(26)는 “병현이 형의 인기가 여전히 높다”며 “캐나다 원정 때는 동포 팬들이 수십 명 찾아와 응원을 해줬다”고 귀띔했다. 김병현은 독특한 성품과 스타일 탓에 팬 성향이 열렬한 지지자와 반대파로 뚜렷하다.

김병현은 16일 홈 개막전에 등판해 독립리그 유니폼을 입은 뒤 가장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6이닝 동안 7안타를 산발 무실점으로 처리하고 삼진 10개를 잡았다. 오렌지카운티는 플러튼대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탓에 시즌 개막과 동시에 22일 동안 원정길에 올랐고 이날에야 홈 개막전을 치렀다.

―3월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독립리그에서 활동한 지 1개월가량 된다. 이곳에 온 목적과 목표가 있을 텐데….

“야구장에 나와서 운동을 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 아직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공을 제대로 던져야 목표도 생긴다. 이런 상태에서 기자의 인터뷰도 그렇고 내 자신이 싫다. 준비가 돼야 빅리그든, 일본이든, 한국 프로야구든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제대로 됐다면 현재 몸도, 구위도 많이 끌어 올리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샌프란시스코의 운동방식이 틀렸다. 자기네 식으로 따르라고만 했다. 거기 있어봐야 별 도움이 안 됐다. 여기도 도움이 안 되기는 솔직히 마찬가지다.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도 체력훈련을 하는 것도 없다. 재활을 겸해서 운동장에 나와 짬짬이 공을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재활을 하겠다면 야구를 오랫동안 하겠다는 건가.

“그렇다. 지난 1년 반 동안 사실상 쉬었던 터라 야구장 나오는 것조차 낯설었다. 야구장 출입이 익숙해지고 간간이 경기에 뛴 뒤 겨울에 체계적인 운동을 할 계획이다.”

―홈 데뷔전에서 엄청난 피칭을 했는데 현재 구위는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얻어터질 때도 있고, 잘 던질 때도 있다. 공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대충 던진다고 보면 된다.”

―국내 복귀할 생각도 있는가.

“내 공이 자신이 없어 갈 수 없다. 가겠다, 안 가겠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구위가 회복돼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있고 부르는 팀이 있다면 어디든 갈 것이다.”

플러튼=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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