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승자, 비결은 남다른 도전”

  • Array
  • 입력 2010년 4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JP모간 CEO 디몬-지동설 주장 갈릴레이 등
美타임 모바일판 ‘마지막에 웃은 10인’ 소개


미국 NBC방송 유명 토크쇼인 투나잇 쇼 진행자였던 코넌 오브라이언이 가을부터 케이블방송 TBS로 옮긴다는 소식은 많은 미국인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 같은 거물이 지상파 방송을 버리고 평균 시청자가 약 7분의 1 수준인 케이블방송에 가는 건 어리석은 선택으로 보였기 때문. 그러나 미 시사주간지 타임 모바일판은 13일 “남과 다른 길에 도전한 오브라이언이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며 그를 포함한 ‘최후의 승자(last laugh)’ 10명(혹은 팀)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현 JP모간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미 디몬이다. 그는 1998년 실적 부진을 이유로 씨티그룹에서 해고당했던 인물. 그러나 10년 뒤 경기침체를 겪으며 둘 중 누가 승자인지는 분명해졌다. 냉전시대 우주탐사 경쟁에서 소련에 내내 끌려 다니다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한 방’으로 전세를 뒤집은 미국 역시 최후의 승자였다.

대중문화계에선 이런 일이 잦다. 비틀스가 미국에 진출할 때 최고의 음반사 데카는 그들을 “평범하다”고 폄하하며 오디션에서 탈락시켰다. 당시 비틀스와 계약한 중소음반사 EMI는 두고두고 재미를 봤다. 배우 겸 가수 제니퍼 허드슨은 TV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연거푸 쓴잔을 마셨지만 이후 아카데미상과 그래미상을 모두 휩쓰는 스타가 됐다. 현재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윌코의 가치를 몰라본 음반레이블 리프라이즈 역시 뒷날 땅을 치고 통곡했다.

역사 속 최후의 승자는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영국 소설가 허먼 멜빌이다. 교회의 탄압에도 지동설을 굽히지 않았던 갈릴레오는 영원한 천문학의 승자로 남았다. 멜빌이 쓴 소설 ‘모비딕’은 초판 발행 뒤 40년 동안 겨우 3000여 부가 팔렸지만, 20세기에 들어 가장 많이 팔린 고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 영국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인 프랑스 선수 에리크 캉토나는 관중과의 몸싸움으로 나락에 떨어졌지만 은퇴 뒤 영화배우로 크게 성공했다. 미 프로야구단 뉴욕 양키스의 미키 맨틀은 1961년 팀 동료 로저 메리스가 34년 만에 베이브 루스의 홈런 기록을 깨는 바람에 2인자에 머물렀지만, 현재 팬들에게 ‘양키스 맨’으로 기억되고 있는 건 맨틀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