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행복 위해서라면… 어디든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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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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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어린이재단, ‘파티카’ 몰고 매주 아동복지기관서 피자파티

경기 광주시 초월읍 한사랑학교 졸업식이 열린 19일 졸업식 뒤풀이 피자파티에서 선생님들이 장애학생들을 위해 잘게 자른 피자를 직접 떠먹여주고 있다. 이날 피자파티를 마련한 한국도미노피자는 어린이재단과 1년간 협약해 매주 아동복지기관에 ‘파티카’를 출동시키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도미노피자
경기 광주시 초월읍 한사랑학교 졸업식이 열린 19일 졸업식 뒤풀이 피자파티에서 선생님들이 장애학생들을 위해 잘게 자른 피자를 직접 떠먹여주고 있다. 이날 피자파티를 마련한 한국도미노피자는 어린이재단과 1년간 협약해 매주 아동복지기관에 ‘파티카’를 출동시키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도미노피자
내 이름은 ‘파티 카(Party Car)’. 덩치(3.5t 트럭)가 만만치 않지만 파란 바탕에 알록달록 풍선을 그려 넣었고, 옆면이 날개처럼 올라가는 윙보디(wing-body)도 있다. 내 안에는 오븐과 냉장고 등 각종 요리 설비가 한 가득이다. 날 찾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즉석에서 뚝딱뚝딱 피자를 구워내는 게 특기다. 올 한 해는 특별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도미노피자와 어린이재단이 손잡고 매주 아동복지기관에서 피자파티를 열기로 약속한 것. 그 덕분에 난 아주 바쁜 몸이 됐다.

19일에는 경기 광주시 초월읍에 있는 ‘한사랑학교’에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중증 장애가 있는 유치부·초등부·중학부 친구들이 다니는 곳인데, 이날 24명이 졸업을 맞았다. ‘내가 빠질 순 없지.’

이른 아침부터 달려간 한사랑학교 강당 앞. 오전 10시가 되자 음악소리와 웃음소리가 작은 강당을 채웠다. ‘슬기상 권예진’ ‘미소상 고원희’,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말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이 고갯짓을 하며 기쁨과 축하를 대신했다. 선생님들은 휠체어를 탄 아이들을 챙기느라 종종걸음으로 바쁜 모습이었다.

“다른 학교는 학생이 상을 받으러 나오지만 여기는 선생님들이 학생에게 상을 주러 가야 합니다.” 진행자의 설명에 시상자로 참석한 높은 분들도 강당 이곳저곳을 다니며 멋쩍게 웃었다. 표창을 받은 졸업생 24명은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지만, 이철우 교장선생님은 “몸이 불편한 데도 매일 학교에 나와 공부한 여러분이 대견하고, 낙후된 시설에서 공부하게 해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 구경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피자 60판을 구워야지.’

선생님들의 축하 노래로 마무리된 졸업식, 드디어 내가 나설 차례다. 평소 같으면 아이들이 우르르 몰렸겠지만, 이날은 선생님들이 가위를 들고 모여들었다. 피자 한 판이 순식간에 잘게 잘려 그릇에 담겼다. 가위질을 하던 김정아 선생님은 “제대로 씹기가 힘든 아이들이라 음식을 잘게 잘라줘야 한다”고 일러줬다. 한사랑학교 친구들은 뇌병변으로 지적·신체적 장애가 심해 음식을 씹어 넘기기가 쉽지 않단다. 잘게 자른 피자도 선생님이 숟가락으로 떠넘겨줘야 그나마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피자파티가 열린다는 소식에 전날부터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다는 아이들. 이날 표창장을 2개나 받은 소진이(14·여) 등 친구들은 피자도 두 그릇을 뚝딱 해치우며 오랜만의 별미에 행복해했다. 이번 주말에는 또 어딜 가게 될까. ‘나를 만나는 모든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안고 출동∼.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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