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서정돈 총장(사진)이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국제유학(儒學)연합회(국제유련) 이사회에서 제4기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14년까지 5년. 1994년 출범해 한국 중국 일본 등 21개국 유학 관련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학단체다.
서 총장은 취임에 앞서 22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유학은 낡거나 고리타분하지 않다”며 “유학은 인종 및 이념 갈등, 문명 충돌과 환경 파괴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갖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사상”이라고 말했다. 유학이 중시하는 ‘인(仁·어짐)’, ‘화이부동(和而不同·사이좋게 지내나 무턱대고 어울리지 않음)’ 같은 덕목은 현대 다원주의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배운 것을 실천하려고 천하를 주유하던 공자처럼 국제유련은 아는 것을 넘어 실천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 총장은 “유학의 본고장인 중국에서 배우러 올 정도로 한국은 유학을 보존 발전시켰다”며 “한국 유학을 대표하는 성균관이 국제 유학계에서 상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심장내과 출신의 명의로 손꼽히는 그는 전문 연구자는 아니지만 수년 동안 유학에 푹 빠져 지냈다. 올 초에는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해 수업을 듣고 있다.
서 총장은 24∼26일 국제유련 이사장 자격으로 베이징 런민(人民)대회당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를 주관한다. 이 대회에는 세계 유학 연구자 1000여 명이 참가한다. 이어 27, 28일 공자의 고향인 산둥(山東) 성 취푸(曲阜)에서 열리는 세계 유학대회에 참석한다. 이 대회 전야제에서는 성균관대 무용학과 임학선 교수의 창작무 ‘공자’가 공연된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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