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태권도시범단 ‘코리언 타이거즈’ 단원들이 돌아가면서 발차기로 널빤지를 깨뜨리자 뒤에서 팔짱을 끼고 서 있던 일본 중년남성들이 웃으며 박수를 쳤다. “외출하자는 아내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나왔다”는 니시하라 진타로 씨(48)는 “하지만 한국 축제 덕에 볼거리가 많아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명품거리’로 불리는 일본 도쿄(東京)의 오모테산도는 20일 휴일을 즐기려는 수만 명의 인파로 붐볐다. 대형 도로에 갑자기 색동저고리와 기모노를 입은 5∼7세 아이 40명이 ‘한일축제한마당’이라고 쓴 깃발을 휘날리며 등장하자 구경하던 사람들은 “귀엽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하루 유동인구가 8만 명에 이르는 롯폰기힐스 아레나홀은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겠다고 온 일본 주부들로 붐볐다. 19∼21일 도쿄 곳곳에서는 ‘한국’을 알리기 위한 한일축제한마당이 벌어졌다. 올해로 5회를 맞았지만 서울에서 4회 연속 축제가 열리는 동안 일본에서 동시 개최된 적은 한 번도 없어 ‘반쪽짜리 행사’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신 읽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이번 축제가 양국 간 우호 친선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한일 신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이상득 한일의원연맹 회장, 김수한 한일친선협회 회장, 권철현 주일대사 등도 이날 행사를 빛냈다.
한편 20일 서울에서도 ‘한일축제한마당 2009 인 서울(in Seoul)’이 진행됐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낮 12시부터 진행된 이 행사에는 한일 양국의 35개 단체 800여 명이 참가했다. 특히 시민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의 ‘야! 오마쓰리다! 다 함께 춤추자’에는 양국 14개 단체가 각국의 다양한 춤 등 축제 문화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한일축제한마당은 21일 도쿄 롯폰기힐스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이 함께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도쿄=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동아일보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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