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세대, 한반도 1500km 평화의 순례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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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한 걸음에 평화의 염원을 담아 걷겠습니다.’ 9일 강화도를 출발해 100일 동안 한반도를 걸어 일주하는 ‘워크 9-한국순례’ 참가자들이 한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찍은 기념사진.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한 걸음 한 걸음에 평화의 염원을 담아 걷겠습니다.’ 9일 강화도를 출발해 100일 동안 한반도를 걸어 일주하는 ‘워크 9-한국순례’ 참가자들이 한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찍은 기념사진.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오늘 9시 9분 강화도 출발 100일 뒤 임진강 도착
“한국 이해 늘리고 일제 침략기 행위도 사죄”

일본의 젊은이들이 100일 동안 한반도를 걸어서 일주하는 대장정에 나선다. 평화를 기원하면서 한국의 젊은이들과 국경을 넘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20, 30대 젊은이 20명이 9일 강화도를 출발해 서울 부산 광주 등을 거쳐 12월 17일 임진강에 도착하는 1500km의 대장정에 나선다. 평화정신을 담은 일본헌법 9조의 정신을 일본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공유하자는 생각에서 순례단의 이름은 ‘워크(WALK) 9-한국순례’로 결정됐다. 헌법 9조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출발일시도 9월 9일 9시 9분으로 정했다.

‘워크 9’는 일본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모임. 도쿄 시내 지하철역 앞에서 ‘9’가 적힌 셔츠를 입고 전쟁반대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이 한국 순례를 결정한 것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해 병역 거부자를 면담하면서부터. 국가는 다르지만 평화를 염원하는 것은 한일의 젊은이가 모두 같다는 생각에서다.

순례단은 사찰 등에서 머물 계획이지만 각자 침낭을 지참하고 식사도 스스로 만들어 먹는 게 원칙이다. 1인당 10만 엔(약 130만 원)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예정이다. 숙박 장소를 구하는 것과 통역은 한국 젊은이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들은 순례 기간에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하고 한국 젊은이들과 음악회 및 토론회 등도 열 예정이다. 또 부산에서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의 자연을 파괴한 데 대한 사죄의 뜻으로 나무심기 행사도 준비했다.

이 행사의 간사 역할을 하고 있는 후지이 요시히로(藤井芳廣) 씨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의 마음을 직접 헤아려보고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우리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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