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목숨바쳐 싸운 호주軍 잊지마세요”

  • 입력 2009년 6월 19일 02시 56분


참전 기념동판 만든 배스티언 씨의 소망

주한 호주대사관에는 2007년부터 보관하고 있는 가로세로 각각 1m의 동판이 하나 있다. 이 동판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호주 공군(Royal Australian Air Force in Korean War)’이라는 제목으로 6·25전쟁 때 호주 공군의 작전 지역과 내용이 한반도 지도와 함께 자세히 적혀 있다.

이 기념 동판을 만든 사람은 호주 멜버른의 치주전문 의사인 로스 배스티언 박사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한 호주 육군과 해군에 관해서도 같은 크기와 모양의 동판을 만들었다. 호주 해군 참전 기념 동판은 지난해 10월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 러셀 크레인 호주 해군참모총장과 피터 로 주한 호주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시됐다. 호주 육군 동판은 지난해 경기 연천군 태풍전망대에 기증됐다. 배스티언 박사는 1998년 6·25전쟁 기념 동판을 만들어 부산 유엔기념공원과 경기 가평군 영연방 참전비에 각각 세운 바 있다. 호주대사관 측은 “배스티언 박사가 6·25전쟁에서 목숨 바쳐 싸운 호주군의 역사를 한국인이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기념 동판들을 한국에 보냈다”고 말했다.

전시 장소를 찾지 못하던 호주 공군 기념 동판도 곧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대사관 측은 18일 “호주 공군 기념 동판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설치할 예정”이라며 “전쟁기념관 측과 전시 위치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대사관은 한국 공군 60주년 기념식이 예정된 10월에 호주의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방한하는 것에 맞춰 기념 동판 공개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배스티언 박사는 1990년부터 자비와 기부금으로 세계 20여 개국에 참전한 호주군을 기념하는 160여 개의 동판을 만들어 각국에 기증하고 있다. 배스티언 박사는 “기념 동판을 보내는 것이 세계 역사 속 호주의 역할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호주대사관 측은 전했다. 6·25전쟁 때 호주군은 유엔군의 일원으로 1만8000여 명이 참전해 339명이 전사하고 1200여 명이 부상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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