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 부인 명계춘 여사 별세

  • 입력 2008년 9월 17일 03시 02분


1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부인인 명계춘 여사의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부인인 명계춘 여사의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부인인 명계춘 여사가 1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13년 서울에서 출생한 고인은 숙명여고를 졸업한 지 두 달 만인 1931년 5월 두산그룹 모태인 ‘박승직상점’을 세운 박승직 창업주의 장남으로 당시 경성고상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두병 회장과 결혼했다.》

박두병 회장은 양가(兩家)에서 혼담이 오가던 중 숙명여고 정구선수였던 명 여사가 전국여자연식정구선수권대회(동아일보 주최)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혼자 경성운동장(동대문운동장)에 가서 본 뒤 평생의 반려자로 맞을 것을 결심했다고 두산 측은 전했다.

결혼 후 6남 1녀를 둔 고인은 집안의 맏며느리로 가족은 물론 두산 임직원들을 뒷바라지하는 데 평생을 바쳤고 강한 정신력과 포용력을 갖춘 현모양처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두병 회장이 인화와 신용의 기업가 정신으로 1967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1970년 아시아상공회의소 연합회장 등을 지내며 한국 재계의 거목(巨木)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달걀 껍데기에 남은 흰자위를 모을 정도로 절약과 검소함이 몸에 밴 명 여사의 조용한 내조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1973년 남편이 타계한 뒤부터는 두산가(家)의 ‘정신적 지주’로 가풍인 ‘근검절약’과 ‘인화’를 아들과 며느리들에게 전수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된 빈소에는 고인의 장남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등 유족들이 조문객을 맞았다. 경영권 분쟁으로 형제들과의 관계가 서먹했던 차남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현 성지건설 회장)도 함께 빈소를 지켰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등 재계 인사와 한승수 국무총리, 이만의 환경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 박범훈 중앙대 총장,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송자 전 연세대 총장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등은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반. 영결미사는 같은 날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기 광주시 선영하. 02-2072-2092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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