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계획 없이 나온다고 해도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즐기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될 겁니다.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식사와 쇼핑도 하고…. 필요하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아예 공원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영등포’는 공사 중이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일대, 신세계 영등포점과 경방필백화점 뒤편 옛 경방 방직공장 자리 4만4400m²에 ‘타임스퀘어’라는 복합 유통 단지가 내년 8월 개장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호텔과 사무동, 백화점, 쇼핑몰 등의 건물 7개 동과 공원 녹지가 한데 어우러진 이 유통 단지는 건물 연면적만 34만 m²(약 10만3000평)인 대규모 프로젝트다. 공원도 1만5000m²가량 조성된다. 자사(自社) 용지에 건물을 짓는 만큼 개발비는 사업 규모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6000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간다.
이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는 ㈜경방 김담(43) 부사장은 “상업, 업무, 문화, 레저 등이 어우러지는 최첨단 복합 유통 단지가 될 것”이라며 “도쿄의 미드타운이나 홍콩의 퍼시픽플레이스처럼 서울의 명물로 자리 잡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엑스몰 등 서울의 기존 쇼핑몰이 주로 지하나 건물 내부에 마련된 ‘이너(inner) 몰’인 데 비해 건물과 건물이 연결된 타임스퀘어는 이너 몰과 아우터(outer) 몰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라며 “쇼핑몰과 대형 마트, 게임파크 등이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돼 소비자가 제대로 된 ‘몰링(malling)’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도시 규모가 점점 커지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서울 서남부 지역의 개발을 주도한다는 데서 타임스퀘어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영등포구도 영등포역 일대 집창촌을 패션 전문 단지로 개발하고 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서 현재 경방필백화점까지 1100m를 젊음의 거리로 조성하기로 하는 등 타임스퀘어 개발과 발맞춘 도시 정비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경방의 창업 3세대 경영인이다. 1919년 경성방직이라는 이름으로 영등포에 터를 잡은 경방은 1956년 ‘회원번호 1번’으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1970년 경성방직에서 경방으로 이름을 바꿨다. 창업 2세대인 김각중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부터 김 명예회장의 아들인 김준 사장과 김담 부사장이 경영을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은 “오랫동안 보유해 온 부동산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타임스퀘어 건설을 계기로 유통 단지 개발과 운영을 경방의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