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2월 28일 19시 0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김 원장은 1952년부터 56년간 거제도에서 전쟁고아와 정신지체 장애아동을 위한 삶을 살았다. 한국전쟁으로 1951년 경북에서 거제로 피난왔던 김 원장은 전쟁고아들의 어려운 사정을 보고 이듬해 11월 가마니와 흙으로 움막을 지어 경남 거제시 장승포동에 '애광원'을 설립했다.
설립 다음해 이화여대 은사에게서 전액장학금을 주겠다며 미국 유학을 제의받았지만 "공부보다 버려진 아이들이 더 소중하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설립 초기 주위의 도움이 없자 딸에게 물렸던 젖을 떼고 고아 7명에게 물리는 등 똑같은 사랑으로 대해 딸조차 친엄마인줄 모르고 자랄 정도였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회자된다.
김 원장은 1978년에는 영아보육시설을 정신지체장애 시설로 전환했다. "1970년 초부터 정신지체장애 아동을 애광원 문 앞에 버리고 간 사례가 많았습니다. 주위에서 모두 말렸지만 장애인을 위한 삶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 원장은 요즘 뒷산 텃밭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직접 기른 고추, 열무, 마늘, 배추 등 무공해 야채를 애광원 가족들에게 먹이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밭일을 하고 있다.
애광원에서 자라 어엿한 사회인이 된 가족은 692여 명. 5평 움막으로 시작한 시설은 현재 4만 평 부지에 특수학교,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이 들어섰다.
56년을 한결같이 전쟁고아와 장애인과 함께 해온 김 원장은 1989년 막사이사이상 사회지도 부문상을 받았고 국민훈장 모란장, 자랑스런 이화인상, 호암상 등을 수상했다.
김 원장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중증장애인의 손과 발이 돼 거제=윤희각기자 tot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