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장태산휴양림 조성…故 임창봉선생 흉상 건립

  • 입력 2006년 4월 15일 03시 01분


코멘트
전 재산을 털어 대전 서구 장안동에 장태산 휴양림을 조성한 뒤 2002년 타계한 임창봉(林昌鳳·당시 81세) 씨의 흉상(사진)이 세워졌다.

고인에게서 장태산 휴양림 터 24만 평을 인수한 대전시는 리모델링을 해 25일 재개장을 앞두고 휴양림 입구에 그의 흉상을 세웠다.

고인은 1972년부터 사재 200억 원을 내 나무를 심고 가꾸는 데 평생을 바친 독림가(篤林家·모범 임업인).

충청권 최대 재력가 중 한 명이었던 고인은 건설이나 유통 등 ‘돈벌이’를 거부하고 장태산 휴양림 터를 사들여 메타세쿼이아 등 나무 20만 그루를 심고 가꿨다.

1997년 외환위기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대전시에 넘겨 시민의 공간이 되도록 했다.

대전시 김상대(金相大) 공원녹지과장은 “장태산을 찾는 시민에게 고인의 뜻을 알리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흉상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흉상은 청동으로 만들었다. 기단 앞면에는 고인의 생전 약력, 뒷면에는 그가 장태산 휴양림 조성 초기에 약속한 ‘나의 신조’ 문구를 새겼다.

“나는 여생을 나무를 심고 가꾸며 진실하고 정직하게 자연의 섭리를 배우며 성실하게 살겠다. …흙과 나무는 사람과 같이 속이지 않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가 1973년 3월 3일자로 자녀에게 써 준 글이다.

고인의 맏아들 재문(在文·56) 씨는 “선친이 평생 가꾼 숲이 시민의 품에 돌아가 기쁘다”고 말했다. 휴양림 입장은 무료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