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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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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평길(崔平吉·66·사진)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근 국내 전현직 청와대 출입기자와 언론담당 참모 60명을 심층 면접해 ‘대통령과 언론의 상관관계’라는 연구를 한국행정학보에 발표했다.
최 교수는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를 ‘협조 공생-긴장-비판과 견제-적대’ 등 4단계로 분류할 때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때는 협조 공생이었으나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때는 긴장과 비판적 견제로 바뀌었고 노무현(盧武鉉) 정부 들어서는 비판 견제와 적대적 관계가 됐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협조 공생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적대로 일관해도 역기능을 낳는다”며 “면접자들은 대통령과 언론의 가장 적절한 관계로 ‘긴장과 비판 견제’ 사이를 오가는 수준이 가장 적절하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대통령의 지지도는 언론과의 관계와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에선 대통령이나 총리의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지면 적신호가 켜졌다고 봅니다. 미국의 경우 임기 말년에 40% 이하의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그 자신이 재선에서 낙선한 것은 물론이고 소속당의 다른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도 당선된 사례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자 부랴부랴 대언론 홍보를 강화해 올해 들어 지지율을 40%대로 끌어올린 거죠.”
그는 이런 사례에 비추어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등락을 거듭해도 대통령의 대언론 인식은 ‘적대’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청와대 언론담당 참모가 제 역할을 하는지 의문입니다. 언론담당 참모들은 대통령이 언론과 사이가 나빠질 때 중간에서 매끄럽게 바꿔 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최 교수는 현 청와대 언론 참모들이 “대통령의 코드에 맞춰 확성기 역할을 하거나 언론과 대리전을 펼치는 것을 자신들의 임무로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언론참모는 대통령이 언론과 대립할 때 억제하는 역할을 해야지 확성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언론을 자꾸 설득해야 합니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따라올 테면 따라와라, 잘못 쓰면 소송한다’는 식으로 하면 갈등만 커집니다. 노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을 잘 보내려면 언론과의 관계를 이념이 아닌 실용적 관점에서 재정립해야 합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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