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법관 양승태씨 임명제청

  • 입력 2005년 1월 19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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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은 다음 달 26일 퇴임하는 변재승(邊在承) 대법관 후임에 양승태(梁承泰·56·사법시험 12회) 특허법원장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대법원이 19일 발표했다.

최 대법원장은 또 3월 13일 퇴임하는 김영일(金榮一)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임으로 이공현(李恭炫·55·사시 13회) 법원행정처 차장을 내정했다.

노 대통령이 최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을 수용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내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표결로 처리하게 된다.

김 재판관 후임은 대법원장 지명 몫이기 때문에 최 대법원장이 이 차장을 정식 지명할 경우 노 대통령은 이 차장을 신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내부와 헌재 등 법조계에서는 이번 임명제청 등에 대해 대체로 ‘예상했던, 무난한 인사’라는 평이 주류를 이룬다. 헌재 내부에서도 후임 헌재 재판관 내정에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헌재 관계자가 전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양승태 신임대법관 후보▼

그동안 대법관 후보로 법원 안팎에서 꾸준히 거명됐다.

법원 내에서는 ‘행정의 달인’으로 불린다. 사법과 행정에 모두 정통하다. 특히 행정처의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민사·등기 전산화, 집중심리제 등 새 송무제도 도입의 산파 역할을 했다.

서울지법 파산부 초대 수석부장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법정관리기업 처리를 도맡았다.

부실기업의 퇴출 또는 법정관리 결정과 관련해 정부가 발표해 온 관행에 대해 ‘이는 법원의 권한’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법정관리회사의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법정관리인 등의 비리가 적발되면 가차 없이 검찰에 고소했다.

2001년 서울지법 북부지원장 때는 남성 우선 호주승계를 규정한 민법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을 헌법재판소에 냈다.

법원행정처 차장이던 2003년 8월 대법관 제청과 관련해 소장 판사들이 연판장을 돌린 데 충격을 받아 사의를 밝히는 등 화끈하고 친화력이 뛰어나 따르는 후배가 많다.

‘백두대간 종주모임’을 만들어 법원 직원들과 매달 전국의 산을 찾아다닌다.

△56세 △부산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 12회 △서울민사지법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송무국장 △서울지법 파산수석부장 △부산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공현 헌재재판관 내정자▼

법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법관이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국제재판 관할권에 관한 논문도 많이 발표했고 이를 바탕으로 사법연수원에서 강의도 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장으로 있을 때 민사소송법 전면 개정과 법조문의 한글화 작업을 했다. 생활법률 개선작업에 나서면서 신문의 3년치 독자투고란을 검토해 ‘전세등기 확정일자’ 발급 장소를 법원 등기소에서 전입신고를 하는 읍·면·동사무소로 바꾼 일화는 유명하다.

‘패러디 사이트’를 둘러싼 첫 소송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기도 했다. 또 1995년 부산고법 부장판사 시절 ‘총련 간첩단 사건’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재심 결정하는 등 진보적 판결을 많이 했다. 지난해 12월엔 차남이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자(父子) 법조인이 됐다.

△55세 △전남 구례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 13회 △서울형사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대법원장 비서실장 △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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