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試 전체수석 배성희씨 “청소년봉사 꿈 이루게 돼 기뻐요”

  • 입력 2004년 11월 9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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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고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청소년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라고 하나님께서 합격을 허락하신 것 같아요.”

72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올해 행정고등고시에서 전체 수석의 영예를 차지한 30대 주부 배성희씨(31·서울 송파구 오금동·사진).

‘소년보호직’에 지원해 2차 시험 평균 64.39점으로 수석을 차지한 배씨는 “수석은커녕 합격조차 자신이 없었다”며 다소 얼떨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두 살짜리 아이를 키우며 시험 준비를 해왔다.

배씨가 행시에 응시키로 결심한 것은 2001년 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대학(건국대 철학과) 시절 불우 청소년들과 성경공부를 함께했던 배씨는 졸업 후에도 청소년 봉사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배씨에게 행시 1차 시험에 몇 번 합격한 경험이 있는 남편이 소년보호직에 도전해 보라고 권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꿈인 ‘청소년 봉사’를 위해 공무원이 되기로 마음먹은 배씨는 5년째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그러나 2001년 경험 삼아 첫 응시한 이후엔 소년보호직을 뽑지 않아 그동안 시험을 볼 기회조차 없었고, 지난해에는 첫 아기를 낳아 공부할 시간이 더욱 부족했다.

특별한 비결 없이 틈날 때마다 책을 뒤졌다는 배씨는 “소망했던 기회를 얻은 만큼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는 행정을 펴고 싶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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