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교수, NGO 주관 유엔행사에 자비털어 참석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9시 17분


‘줄기세포 복제연구에 도움이 된다면 자비를 들여 어디라도 달려가겠다.’

세계적인 석학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사진)가 유엔에서 줄기세포 연구금지 협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비를 들여 미국 출장길에 올랐던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황 교수는 6월 방문 때는 초청자인 유엔 아시안그룹에서 경비를 지원받았다. 그러나 이달 13일 유엔 출입기자들과 각국 외교사절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는 이를 주관한 비정부기구(NGO)들이 자금 여유가 없다고 밝히자 기꺼이 자비로 뉴욕 출장길에 올랐다. 정부도 이 출장에 대해서는 지원을 하지 않았다.

유엔에서 황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복제연구는 불치병 치료가 목적이며 인간복제는 할 수도 없고 소용도 없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각국 대표단의 이해를 구했다.

황 교수의 두 차례 출장 강연과 회견에 힘입어 유엔 회원국들의 복제연구 금지 주장과 허용 주장은 올 상반기 60 대 40에서 현재는 50 대 50으로 엇비슷해졌다고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한명재 참사관은 전했다.

특히 프랑스와 아프리카 10여개 국이 허용 쪽으로 돌아서는 움직임을 보이자 금지 주장에 앞장섰던 미국 등이 유엔총회에서 표 대결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21, 22일 복제연구 허용 여부를 둘러싼 일반토의에 들어가며 이와 별도로 열리는 비공식그룹의 논의에는 양측 4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황 교수는 이번에는 한국정부 대표단으로 다시 뉴욕 출장에 나선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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