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간질환 아버지에 형제가 나란히 간이식

  • 입력 2003년 5월 4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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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아래) 범우 형제.
장범석(아래) 범우 형제.
현역 사병으로 복무중인 형제가 만성 간 질환으로 위독한 아버지에게 자신들의 간 일부를 공동으로 이식해 목숨을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육군 승진공병부대 소속 장범석 상병(25)과 17사단 소속 장범우 병장(22) 형제는 두 달 전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10년간 만성 간 질환으로 투병 중인 부친 장호씨(55·변호사·예비역 중령)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당장 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급보였다. 두 형제는 곧바로 청원 휴가를 내고 병원으로 달려가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두 사람 모두 이식은 할 수 있지만, 선천적으로 간의 크기가 작아 한 사람의 간만으로는 이식 수술을 하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결국 두 형제는 지난달 10일 나란히 수술대에 올라 서울아산병원에서 20여 시간의 이식수술 끝에 아버지의 목숨을 구했다. 지난달 23일 후속 치료를 위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긴 두 형제도 빠르게 건강을 되찾고 있다.

형제는 “위독하신 아버지를 위해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주위에 수술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는 후문이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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