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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4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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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8일부터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세계 정신장애인 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 선수 18명이 경북 경산 영남대에서 맹연습을 하고 있다.
한국팀은 지난해 11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일본팀을 10-0, 홍콩팀을 22-0으로 누른 아시아 최강팀. 선수들은 6월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머문 것을 아쉬워하며 우승을 향한 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 일본 독일 잉글랜드 네덜란드 브라질 등 지역 예선을 거친 16개국이 월드컵 열기를 이어받아 또 하나의 월드컵을 펼쳐 보이는 것. 한국팀은 8월 9일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나라인 네덜란드와 첫 경기를 갖는다. 4강전은 24일, 결승전은 25일.
전국의 사회복지시설에서 선발된 선수들은 26일까지 체력단련과 전술훈련을 하고 다음달 4일 장도에 오른다. 주장 이태근(李太根·29·부산 천마재활원) 선수는 “월드컵 때 온 국민이 보여준 붉은 물결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른다”며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10대부터 30대까지 골고루 구성됐다. 공격수 이승조(李承助·22·서울 신아재활원) 선수는 “90분 동안 쉬지 않고 경기장을 뛰어 우승컵을 국민에게 선물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안흥수(安興洙·35·부산 천마재활원) 선수는 “황선홍 선수처럼 팀의 형 역할을 하며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정신장애인 월드컵은 대회 결과 못지 않게 ‘페어플레이’가 중요하다. 정신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의 특성상 팀워크를 통해 ‘재활’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단장을 맡은 박기용(朴基溶·50·영남대 특수체육교육과) 교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팀워크가 좋아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월드컵 때 보여준 국민의 응원 함성이 다시 한번 요코하마에 울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정신장애인경기연맹은 86년 결성됐으며 본부는 스웨덴에 있다. 그동안 두 차례 국제경기를 열었지만 순수 월드컵축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