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선수협 지지냐 외면이냐"…고민 또 고민

  • 입력 2000년 1월 28일 19시 20분


‘헛기침’만 해도 야구계가 들썩거린다는 선동렬(37)이다. 그의 이름 석자가 가지는 영향력은 그만큼 대단하다는 얘기. 그런 선동렬이 선수협에 대해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선동렬은 27일 귀국길에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공항에 나온 선수협의 해태 양준혁이 “형님,도와주십시오. 저희들은 절박합니다”라고 하자 선동렬은 “나중에 연락하자”고 했다. 기자회견에서도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생각이지만 앞에 나서서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말은 해석하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선수협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말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반대로 한발 물러나 조언 정도의 차원에서 그칠 수 있다는 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일단 양준혁은 “지난해 11월 한일 슈퍼게임에 갔을 때 (선)동렬이형에게 선수협이 출범하니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조만간 만나 선수협의 자문역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수협이 선동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만약 한국프로야구의 상징이랄 수 있는 선동렬이 가세한다면 구단과의 ‘힘겨루기’에서 유리한 입장에 선다. 그는 이미 각 구단 사장들이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커버린 스포츠계의 ‘거물’이다.

수많은 후배들이 그를 존경하고 있고 팬층도 두껍다. 그가 동참한다면 선수협으로선 명분과 실리 두 가지를 동시에 취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선동렬이 전면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 이미 현역에서 은퇴해 애매한 위치인데다 향후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앞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어야 하는 처지에서 일방적으로 선수들 편에 서기도 힘든 형편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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