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코오롱 김이용, 전격 상무입대 배경논란

  • 입력 1999년 8월 31일 18시 59분


한국마라톤의 차세대 주자 김이용(26·코오롱)이 시드니올림픽을 불과 1년 앞두고 전격 상무 입대를 결정해 그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이용은 이미 10월12일자로 입영통지서를 받은 상태. 김이용은 “언젠가는 가야 할 군대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마치고 싶었을 뿐”이라며 “상무에 가서도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등 주요 대회를 앞둔 국가대표선수는 27세까지 연맹과 체육회의 추천을 얻어 입영을 연기할 수 있으며 지금이라도 본인이 연기신청을 하면 연기가 가능한 상태.

코오롱의 정봉수감독은 “지금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인데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다. 몇번이나 타일러 봤지만 본인의 뜻이 워낙 완강해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육상연맹은 “병역문제는 올림픽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텐데 걱정”이라며 “계속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입장.

전문가들도 선수가 감독이나 훈련방법을 갑자기 바꾼다는 것은 자칫하면 선수생명까지도 망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 김이용은 왜 이 시점에서 입대를 고집할까.

김이용은 사실 지난해 12월 방콕아시아경기에서 독감으로 레이스를 중도 포기한 이후부터 군입대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문제를 해결하고 홀가분하게 뛰고 싶다는 게 그 이유.

그러나 일부에선 회사에 대해 섭섭한 감정이 있는게 아닌가 분석하기도 한다. 올 김이용이 로테르담대회에서 2시간7분49초의 한국 역대 2위 기록을 냈지만 이에 대한 회사의 배려가 적자 그동안 고민해 왔던 군입대 문제를 서둘렀다는 것.

한편 박지원문화관광부장관은 31일 “김이용 정봉수감독 등 관계자들을 6일 불러 올림픽메달전선에 이상이 없도록 원만한 방향으로 조정해 보겠다”고말했다.

97년12월 코오롱에 입단한 김이용의 최고기록은 2시간7분49초. 상무팀에는 김이용의 건국대 선배인 문흥주감독과 김용복 이선춘이 선수로 몸담고 있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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