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워스 美대사 『한국 외환 넉넉…2선자금 필요없다』

  • 입력 1998년 10월 20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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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국대사는 20일 “미국은 대규모 무역적자를 감수하면서 시장을 개방해 왔다”며 “한국도 이에 상응하여 시장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또 “한국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저리의 정책금융 형태의 보조금을 재벌에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보스워스 대사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 초청 강연회에서 “국가간 무역분쟁은 다자간 협상보다 쌍무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이어 “한국은 그동안 국제통화기금과의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경제개혁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며 “한국은 현재 추진중인 경제개혁을 끝까지 완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등 선진 11개국의 2선자금 80억달러 지원문제에 대해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작년말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 더 이상 2선지원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지금 2선자금을 지원받으면 오히려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신인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워스대사는 “외국에서는 이미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더 이상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런데 한국이 무엇 때문에 비싼 이자를 물어가며 이 돈을 지원받아야 하는가”고 물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왜 늘지 않고 있다고 보나.

“한국의 개혁조치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외국투자자들이 찾아올 것이다.”

―한미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지지하는가.

“아직 해결해야할 무역분쟁이 많고 법률체계도 다른 만큼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개발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는가.

“우리는 94년 10월 제네바 합의에 따라 국제사찰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핵설비에서 지난 4년간 핵물질 생산이 없었음을 확신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대북 강경론이 대두하고 있는데….

“핵동결이 지역안보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감안할 때 한국 미국 일본 기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협력국은 앞으로도 핵동결의 대가인 대북 중유 제공과 경수로 사업 약속을 지켜야 한다.”

―일본이 제안한 한반도문제 관련 6자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을 4자회담에 참여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감안할 때 6자회담에 참여시키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보스워스대사는 “현재 미국에서는 대북정책을 평가하고 의견조정을 맡는 조정역 임명문제가 논의되고 있으며 미의회 예산안 논의과정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조정역의 역할과 책임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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