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사]김우중/원불교 김대거상사 영전에

  • 입력 1998년 9월 20일 19시 29분


어찌 이리도 홀연히 떠나십니까? 출국길에 접한 대산 상사님의 열반 소식에 큰 슬픔으로 눈 앞이 아른거리기만 합니다.

삶과 죽음을 초월하신 상사님의 열반이라지만 저같은 범인(凡人)은 애끊는 심정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이 시대 우리 모두의 정신적 스승이셨던 상사님은 저에게는 자상한 어버이와도 같았습니다.

항상 큰 가르침으로 기업경영의 도리를 깨우쳐주셨으며, 지치고 힘들 때에는 새로운 용기와 위안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대우조선 노사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사원들을 친형제, 친자식으로 삼아 천번 만번 참으면서 끝까지 ‘자리이타(自利利他)’로 은혜를 쌓아가기 바란다”는 간곡한 말씀은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두가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 열쇠와도 같았습니다.

큰 경륜을 펼치라고 ‘주산(宙山)’이라는 아호를 친히 주실만큼 따뜻한 애정을 보내주신 상사님의 보살핌을 저는 길이 되새겨 나갈 것입니다.

상사님은 일생을 인류 교화에 헌신하신 진정한 이 시대의 등불이셨습니다.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란 열반 법문처럼 평소 염원하시던 평화로운 새 세상의 도래를 위해 아직도 하실 일이 많으실터인데, 이처럼 저희 곁을 떠나시니 안타깝고 아쉽기만 합니다. 그 정신, 그 가르침은 영원히 저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열반에 드신 큰 스승, 대산 상사님께 보은하는 길은 하는 일에 더욱 정진하는 것밖에 없음을 알기에 뛰고 또 뛰겠습니다. 부디 극락왕생(極樂往生) 하시옵소서.

김우중(대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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