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 상봉 바우만 「잠 못이룬 마지막 서울의 밤」

  • 입력 1998년 7월 21일 19시 36분


성덕 바우만씨(24)의 모국방문 마지막 밤은 애끓는 혈육의 정을 채 삭이지 못한 불면의 밤이었다.

21일 오전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호텔을 나선 바우만씨는 전날 극적으로 생모와 상봉했을 때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두 눈이 붉게 충혈돼 있었다.

바우만씨와 생모 신모씨(49)와의 상봉은 20일 오후4시경 서울시내의 한 냉면집에서 6시간여동안 이루어졌다.

양아버지 스티브 바우만, 누나 베키 바우만과 함께 친어머니를 만난 자리에서 바우만씨는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가족들을 물리치고 통역만 대동한 채 신씨와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대화를 나누었다.

모자의 극적인 만남은 의학박사인 S씨가 바우만씨의 생모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유전자 감식을 통해 출국 전날인 20일 오전 생모를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졌다.

바우만씨는 생모 신씨와 나눈 대화내용에 대해 “어머니와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었지만 그 내용은 밝히고 싶지 않다. 가정을 갖고 행복하게 사는 어머니가 혹시 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싶다”며 언급을 피했다.

8월부터 미국 올랜도의 컴퓨터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할 예정이라는 바우만씨는 “기회가 되면 2,3년후 다시 한국을 방문하겠으며 어머니와도 계속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피는 역시 물보다 진했다.

〈이 훈·박윤철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