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구청장, 색다른 특기 「25人 25色」

입력 1998-07-06 19:56수정 2009-09-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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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은 재간둥이.’

1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서울시내 25개 구청장. 저마다 색다른 공약과 구정목표를 추구하듯 장기나 재주도 제각각이다.

서대문구의 이정규(李政奎)청장은 25년간 갈고닦은 ‘단전호흡의 달인’. 오전 3시50분이면 구청에 나와 도복을 차려입고 운동을 시작한다. 또한 매주 월 수 금요일 새벽 6시와 낮 12시에는 모든 약속을 미루고 서대문 체육회관으로 달려가 구민들의 ‘사부님’이 된다.

정흥진(鄭興鎭)종로구청장은 ‘구청장계의 기성(棋聖)’. 아마5단의 실력으로 각종 대국에서 라이벌 구청장들을 차례로 격파, 실력을 인정받았다.

노승환(盧承煥·71)마포구청장은 결혼식주례 세계기록 보유자. 29세 때인 57년 첫 주례를 시작으로 95년6월까지 38년6개월간 무려 1만1천7백여회의 주례를 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한때 끼니도 거르면서 하루 최다 12쌍의 주례를 맡은 적이 있을 정도지만 최근에는 구정에 전념하기 위해 주례를 서지 않는다. 강남의 권문용(權文勇)구청장은 고교 재학시절부터 취미로 익힌 호른실력이 이제는 음악회에서 협연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송파의 김성순(金聖順)청장은 트럼펫을 부는 틈틈이 시를 써 이미 두권의 시집을 냈다.

서초의 조남호(趙南浩)청장은 매주 개최되는 서초금요음악회에 참석, 시를 낭송한 것이 인연이 돼 구민들 사이에는 ‘매혹의 목소리’로 통한다. 광진의 정영섭(鄭永燮)청장은 15년 전 스스로 개발한 독특한 맨손체조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며 진영호(陳英浩)성북구청장은 소문난 ‘강태공’. 우리나라의 웬만한 낚시터치고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최대 월척은 하와이에서 잡은 2m짜리 참치.

김충환(金忠環)강동구청장은 96년 KBS에서 실시한 6개월짜리 아나운서과정 연수를 마쳐 아나운서 뺨치는 진행솜씨를 뽐낸다. 이밖에도 중구의 김동일(金東一)청장은 태권도, 용산의 성장현(成章鉉)청장은 웅변, 이기재(李棋載)노원구청장은 속독, 허완(許完)양천구청장은 배드민턴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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