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항쟁 11돌]「넥타이부대」시민 권재철씨

  • 입력 1998년 6월 9일 19시 44분


“명동 근처에서 시위에 참가했던 학생들에게 건물위에서 꽃이며 음료수등을 던져주던 생각이 납니다. 퇴근한 친구들과 시위현장에서 마주쳤을 때는 민주화에 대한 서로의 열망을 확인하고 감격스러워했습니다.”

6·10 민주항쟁 11주년을 맞아 당시를 회고한 권재철(權在鐵·36) 전국사무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 이른바 ‘넥타이부대’의 주역이었던 그는 IMF체제하의 경제난 속에서 사무직 노동자들이 또다른 ‘시대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87년 당시에는 정치적 민주화를 위해, 최근에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모이고 있습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시 전국사무노동조합연맹의 전신인 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회원으로 활동했고 외환카드 노조위원장을 거쳐 94년부터 전국사무노동조합연맹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87년 당시 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50여개 단체 2만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었다. 현재 전국사무노동조합연맹에는 증권 보험회사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2백여개 단체 7만여 회원이 소속돼있다.

“6·10 민주항쟁은 성숙한 시민운동의 발로였고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앞당겼다고 봅니다. 과거와는 달리 농성장이나 시위현장에 공권력을 무차별 투입하지 않는 것을 보며 분명히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그는 최근 친구들 빚보증 문제로 월급이 가압류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넥타이부대들은 성숙한 시민운동에 앞장섰다고 자부합니다. 이같은 정신을 이어받아 노사정 모두의 합리적 대화에 앞장서는 것이 6·10민주항쟁정신을 진정으로 계승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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