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그토록 염원하던 여야 정권교체를 50년만에 처음으로 이루어냈다. 아시아에서 이룬 또 하나의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이 모든 결과는 한국국민이 기나긴 고난과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전진의 발걸음을 한시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년은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권력과 금력의 폭압 앞에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역적 특성이나 문화적 특수성이 인권침해를 합리화할 수 없다.
세계에서는 그동안 ‘아시아적 가치’라는 것이 널리 논의돼 왔다. 경제건설을 위해서는 인권이나 민주주의는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러한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아시아에도 서구 못지 않은 인권사상의 철학적 기반이 있었다.
한 개인의 힘만으로는 인권을 위해 싸울 수가 없다. 지난 반세기동안 인권수호의 고귀한 사명에 헌신해온 국제인권연맹과 인권분야 비정부기구(NGO)의 활약상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이제 21세기는 NGO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견해는 탁견이다.
한국의 새 정부는 ‘국민의 정부’로서 국민 개개인의 인권문제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일환으로 인권법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제도적인 인권수호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