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월드컵/호나우두(중)]펠레 넘어선 「득점 괴물」

  • 입력 1998년 6월 1일 20시 10분


‘몬스터.’

쿠루제이로로 옮긴 호나우두는 괴물로 통했다. 그의 득점력은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 있었다. 특히 남미 클럽 챔피언을 뽑는 리베르 타도레스컵에서는 4경기에서 무려 7골을 뽑았다.

입이 벌어진 세실 마시 구단주는 면허도 없는 호나우두에게 멋진 차를 한대 선물했다. 폴크스바겐사의 브라질 한정판매 모델로 인기를 끌고 있던 ‘골 1000’. 호나우두는 무면허로 그 차를 신나게 몰고다녔고 교통경찰은 그를 잡으면 딱지를 떼기는커녕 사인 받기에 열중했다.

그런 호나우두에게도 콤플렉스가 하나 있었다. 유난히 튀어나온 두 앞니 때문에 ‘쥐 얼굴’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것. 어느날 치과의사 아라우조가 호나우두의 이를 교정하겠다고 나섰다. 치료는 3년 계획으로 실시됐으나 호나우두는 1년만에 포기하고 만다. 돈도 안 받고 치료에 열을 올렸던 아라우조는 그래도 그와 친구가 된 것에 만족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94년4월14일. 비록 인기가 치솟고 있었지만 지역 축구클럽의 ‘잘나가는 골잡이’에 지나지 않았던 그에게 일대 전환점이 찾아왔다.

포랴데상파울루 신문에 충격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린 것.

‘호나우두의 평균득점이 펠레를 능가한다.’

호나우두는 프로 데뷔 후 50시합에서 49골을 뽑은 반면 펠레는 41골이었다는 것.

‘축구황제’를 능가하는 신인이 나타났다는 이 기사에 브라질 전 국토가 발칵 뒤집혔다. 국민은 누구나 다 호나우두의 플레이를 보고 싶어했다. 여론의 열화같은 성원에 힘입은 그는 마침내 94미국월드컵 브라질 대표선수로 선발되었다.하지만 그는 정작 본선에선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호마리우와 베베토 등 쟁쟁한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것.

비록 월드컵에서 활약은 못했지만 어느새 호나우두는 세계적인 스타가 돼 있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이탈리아의 명문팀들이 그에게 거액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계약이 성사된 곳은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 호나우두는 이제 유럽을 정복하러 떠난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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