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김대만교수,「마지막 안식년」 국내서 연구활동

  • 입력 1998년 3월 5일 19시 58분


교수 생활 7년만에 맞은 안식년. 다른 사람 같으면 일단 해외로 나가는 것을 생각하겠지만 예외도 있다.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포항공대 김대만(金大萬·60·전기전자공학과)교수. 그에게 98년은 정년퇴임 전에 마지막으로 주어진 안식년이다.

김교수는 안식년에 거의 100% 해외로 나가던 그 동안의 관례를 깨뜨렸다.

“비싼 외화를 쓰며 해외로 나가는 것보다 후학들과 함께 국내에서 연구 활동을 하는 게 훨씬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가 아닌 기업체에서 연구함으로써 배울 점도 있을 것 같았고요.”

김교수는 안식년을 보낼 곳으로 LG반도체를 선택했다.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여러번 진행했던 게 인연이 됐다. 2일부터 청주연구소로 출근,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김교수의 직함은 ‘연구위원’으로 기업체의 직급으로 보면 이사에 해당하는 자리다. 잠시나마 기업체 임원이 됐지만 생활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제공하겠다는 승용차도 완곡히 거절했다. 13평 사원용 임대아파트에서 부인과 함께 단출하게 안식년을 보내기로 했다. 집안 가구도 모두 중고품을 빌려 쓰고 있다.

김교수의 전공 분야인 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기억 내용을 그대로 보존하는 ‘꿈의 반도체’. 첨단 중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분야다.

김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예일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라이스대 오리건대 교수를 거쳐 미국 텍트로닉스사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91년부터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중.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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