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업인]매일 편지쓰는 「메일男」 삼성 이춘경과장

  • 입력 1997년 8월 25일 08시 04분


「매일 50통씩 편지쓰는 남자」. 삼성그룹 비서실 李春京(이춘경·36)과장은 삼성그룹 홈페이지로 배달된 E메일에 매일 꼬박꼬박 답장을 한다. 지난 95년 말 삼성그룹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 이래 지금까지 그가 쓴 답장은 줄잡아 3만통. 삼성그룹은 해외홍보를 겨냥, 영문 홈페이지만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그가 주고받는 E메일은 대부분 영문이다. 『인터넷이 거품에 불과하다고 비판하지만 방법이 문제일 뿐 기업 홍보의 훌륭한 매체임은 분명합니다』 이과장은 지난해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받은 E메일을 예로 든다. 『한국인 부인을 둔 로버트 클라인이라는 중년 미국인이 「아내에게 웃음을 되찾아 준 삼성그룹에 감사한다」는 글을 보냈어요』 사연은 이렇다.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던 클라인은 지난 80년 한국 여성과 결혼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이사하면서 아내는 향수에 잠겨 웃음을 잃어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컴퓨터 모니터에 뜬 화면보호기를 본 아내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 화면보호기는 이불에 지도를 그린 꼬마가 키를 쓰고 소금을 얻으러 다니는 그림이었다. 아내는 언제든 화면보호기(스크린세이버)를 보면서 고향을 느낄 수 있게 됐다며 행복해했다. 오줌싸개는 삼성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담아 제작,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배포한 화면보호기 가운데 하나. 이과장은 삼성그룹 홈페이지의 내용과 디자인을 기획하고 고객의 E메일 문의에 답하는 「웹 마스터」다. 삼성그룹 홈페이지라는 홍보 매체의 「편집장」인 셈. E메일 답장을 쓰기 위해 출근해서부터 2시간 남짓 할애한다. E메일 내용은 구매 문의에서부터 삼성에 근무했던 아무개를 찾아달라는 것까지 다양하다. 그는 사진을 포함한 홍보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도 맡고 있다. 〈백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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