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복서 김기수]60년대 국민에 꿈심어준 「영웅」

  • 입력 1997년 6월 11일 19시 58분


지난 10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한국 최초의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김기수씨(58). 그는 가난했던 지난 60년대 한국인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줬던 「국민적 영웅」이었다. 함남 북청 출신으로 1.4후퇴 때 가족과 함께 월남, 전남 여수에 정착했던 그는 여수중과 서울 성북고 신흥대(경희대 전신)를 거치며 아마추어 복서로서 화려한 명성을 날렸다. 그는 58년 도쿄아시아경기대회에서 웰터급 금메달을 따내는 등 87승1패의 아마추어 전적을 쌓은 뒤 62년 프로에 데뷔, 4년만에 동양챔피언에 올랐다. 66년 6월25일 당시 박정희대통령까지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열린 WBA 주니어미들급 세계타이틀전에서 그는 이탈리아의 복싱영웅 니노 벤베누티를 꺾고 세계챔피언에 등극, 한국인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3차방어에 실패한 뒤 69년 링을 떠나 사업가로 변신, 다방운영과 부동산투자 등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은 그는 가난에 찌들었던 자신의 어린시절을 되돌아보며 불우청소년을 돕고 후진을 양성하는 등 뜻깊은 생을 살아왔다. 그는 지난해 간암 말기로 판명돼 9개월간 투병생활을 해왔다. 〈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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