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5.12.24 뉴스1
올해 7월 시행되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법안을 한국 정부가 승인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세라 로저스 국무부 차관도 “당국에 사실상 검열권을 부여해 기술협력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각국의 빅테크 규제 움직임에 대해 자국 기업들을 겨냥한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해 온 미국이 이 법을 통상 쟁점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정통망법 개정안에는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허위 조작 정보로 신고된 게시물을 삭제하는 건 물론 유포자 계정 정지, 광고 수익 제한 등을 의무화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허위 정보 신고에 대한 조치 사항 등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공표하도록 해 구글, 메타 등 미국의 대형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했다.
가짜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통제는 필요하지만 이런 법이 추진되면 미국이 반발하리란 건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미국은 그전에도 우리 정부가 추진한 온라인 플랫폼법, 구글의 지도 반출 불허 등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에도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 미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미국은 얼마 전 디지털서비스법(DSA) 제정을 주도한 유럽연합(EU) 관계자들에 대해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등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이 벤치마킹한 게 DSA였으니 당연히 미국의 예의주시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입법일지라도 대미 협상에서 불리한 카드로 이용돼 국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면 충분한 고려를 했어야 한다. 특히 허위 조작 정보의 기준이 모호해 자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국내에서도 나왔다. 미국에 우리 정부의 검열 가능성을 트집 잡힐 빌미를 준 측면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개정안이 한미 통상 협상의 불확실성을 더 키우지 않도록 미국 측에 설명할 것은 충분히 설명하면서, 추후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라도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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