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령 리스크’ vs 트럼프 ‘법적 리스크’[세계의 눈/토머스 허버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30일 2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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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행사에 참석해 11월 대선에서 자신을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UAW는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위쪽 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 공화당 첫 대선 
경선이 열린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행사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디모인=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행사에 참석해 11월 대선에서 자신을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UAW는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위쪽 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 공화당 첫 대선 경선이 열린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행사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디모인=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2024년 11월 미 대선 본선 또한 본격화했다. 주(州)별 경선은 올봄이 다 지날 때까지 계속되며 각각 올 7, 8월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후보가 최종 선출된다. 하지만 미 대선은 이미 현직 대통령 조 바이든과 전직 대통령 트럼프의 대결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경쟁자들을 모두 두 자릿수 득표율 차이로 이겼다. 그는 다음 달 24일 열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에선 이 지역 주지사를 거쳐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유엔 미국대사를 지낸 니키 헤일리 전 대사와 맞붙는다. 현재 보수 포퓰리스트(populist·대중영합주의자)들이 장악한 공화당에서 온건파로 분류되는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경선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는 민주당 내에서 별다른 도전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공개 행사 때마다 82세의 고령인 점과 이에 따른 이런저런 논란이 불거지면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재집권에 성공하면 취임날 기준 미 대통령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 되지만 그의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여론조사에서 50%의 지지율을 밑돌면서 제3후보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제3후보의 출마 시도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에 관한 여론조사는 접전인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간 앞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보수파에서 매우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다. 이는 주류 공화당원들의 일부 저항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승리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단적인 관점, 법적 위험 등은 대선 본선에서 그의 매력을 제한할 것이다.

대선 때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법원과 주법원의 여러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그는 이미 뉴욕주 법원에서 성폭행 명예훼손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또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등을 선동한 혐의로 형사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는 이런 법적 위험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적 박해라고 설득하는 데 일부 성공했다. 다만 당내 경선 과정에선 그런 주장이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대선 본선에선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효과적인 재선 전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미국 외교에 끼친 피해를 부각하는 것일 수 있다. 그의 무모한 외교정책은 국제질서를 위협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것은 미국 민주주의에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다뤄야 하는 만큼 전 세계가 바이든 대통령의 안정적인 손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또 성장률 상승, 고용 증가, 물가 하락, 주식시장 상승 등 최근 미 경제상황이 좋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바이든 재선 캠프 측은 경제지표 개선에 고무된 상태다.

결론적으로 나는 한국 독자들에게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 여론조사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 것을 권한다. 11월 대선까지는 거의 1년이 남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닥뜨린 법적 위험을 고려하면 그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는 과거 선거에서 항상 승자였던 것은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큰 차이로 제쳤다. 2016년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총득표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바이든#고령 리스크#트럼프#법적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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