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타계한 재즈의 거장 토니 베넷은 1963년 ‘아이 레프트 마이 하트 인 샌프란시스코(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로 올해의 레코드 상을 받았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베넷은 고독한 맨해튼보다 케이블카가 밤하늘의 별을 향하듯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서늘한 아침 안개가 가슴속에 스며드는 서부 해안의 샌프란시스코에 마음을 빼앗겼다. 말년에 알츠하이머로 투병했던 베넷은 그토록 사랑한 도시가 범죄와 마약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까.
미 실리콘밸리에서 살던 지인이 최근 한국을 다녀가면서 들려준 샌프란시스코 얘기는 듣고도 믿기 어려웠다. 해외 관광객이 늘고 있다지만, 도심 상점에선 좀도둑이 대낮에 보안요원이 보는 앞에서 물건을 훔쳐 당당하게 문을 나설 정도로 치안이 나빠졌다고 했다. 그는 “1000달러 미만 절도는 기소하지 않는 법이 생겨 좀도둑이 늘고 있다”며 “노숙자가 넘쳐나고 대놓고 마약을 거래하는 중독자들이 많아 가족과 함께 놀러 가기 겁난다”고 했다.
현지 언론의 지적도 다르지 않다. CNN은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약국 체인을 취재하는 30분간 3건의 절도를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매장은 상품을 진열한 선반에 자물쇠를 달고 음료수가 담긴 냉장고 문은 직원 도움 없이 열지 못하게 쇠사슬까지 묶어뒀다. 미국 대도시 중 필라델피아 다음으로 마약 관련 사망률도 높다. 공원에서 놀던 10개월 아이가 누군가 버린 펜타닐을 입에 넣었다가 생사를 오가는 비극이 벌어진다.
범죄와 경제는 상극이다. 미 서부의 금융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는 뉴욕, 일본 도쿄 다음으로 백만장자가 많다. 범죄가 무서워 상점과 백화점이 문을 닫고 부자와 중산층이 차례로 떠나면 도시엔 떠날 곳이 없는 가난한 이만 남는다. 부동산이 폭락하고 세수가 줄어 경찰 소방 등 도시 핵심 기능도 무너진다. 디트로이트와 뉴욕의 할렘 등 슬럼화된 도시들이 겪은 이 ‘파멸적 고리(doom loop)’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중산층과 젊은이들이 찾는 슈퍼인 홀푸드마켓은 샌프란시스코 거점 매장을 닫았다. 중심가인 유니언스퀘어의 고급 백화점 노드스트롬도 30여 년 만에 문을 닫는다. 미국의 도시학자인 제인 제이컵스는 “가게 주인들은 거리 안전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이자 감시자이며 관리인”이라고 말했다. 상점이 사라지면 거리는 더 위험해진다.
샌프란시스코는 민주당이 시장을 독식해온 ‘진보 도시’다. 히피 문화의 발상지이자 소수인종, 동성애 등을 포용하는 진보와 관용의 도시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범죄와 마약에 대한 지나친 관용, 주택 공급 부족 등의 실책이 이어지면서 빛을 잃어가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진보적 정치인들의 지지를 받았던 체사 부딘 샌프란시스코 검사장은 좀도둑과 마약 등에 온정적인 정책을 펴다가 지난해 주민소환 투표에서 쫓겨났다. 2018년 미 첫 흑인 여성 시장이 된 민주당 소속 런던 브리드 시장은 범죄 문제가 심각해지자 뒤늦게 경찰 예산을 증액했다. 시의 세수가 줄어 막대한 재정적자가 예상되는데도 시 의회는 노예제와 인종차별 피해 보상금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구당 500만 달러를 지급하는 ‘흑인 보상(Black reparation)’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취재하다가 마약중독자의 공격을 받은 영국 언론사 텔레그래프 취재팀은 “샌프란시스코의 고난은 다른 지역이 이 같은 급진적인 진보 정책을 선택한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경고”라고 전했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야 한다’는 진보 정치의 이상도 치안, 주거 등 시민이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생활 정치’에 실패하면 설 자리가 없어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샌프란시스코엔 대지진, 닷컴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마다 오뚝이처럼 일어섰던 80여만 명의 시민이 있다는 점이다.
미국 민주당의 좌파는 북한, 중국, 러시아를 숭상하는 한국 민주당과는 다르다. 그런 데도 이모양이다. 한국 민주당은 사실상 이적단체이고, 그들이 망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2023-08-02 13:09:37
저렇게 까지 민주당을 선택한 시민들이 그 책임을 져야 함... 누굴 탓해서 될 일이 아님...
2023-08-02 11:02:56
가짜 인권팔이 민주당이 집권하면 동서불문 망한다
2023-08-02 09:34:17
능력도 안되면서 도덕적 허영심만 가득한 주장을 정책으로 시행한 결과는 언제나 처참하다. 제돈 한푼 안쓰고 고맙다는 소리 듣고 싶은 인간의 위선이 사회와 나라와 미래를 망친다.
2023-08-02 09:00:53
'인접주나 멀리 떨어진 주에서도 범죄자들이 대거 찾아와 기거하는 환경을 조장하면, '프랑스'는 지금 감옥이 미어터질 지경이라고 하는데 감옥 대신 거리에 범죄자들을 풀어놓으면 내전 분위기가 형성되고 더 큰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조하고, 단순히 시민들 권리 문제가 아니죠.
2023-08-02 07:52:59
레이건 대통령을 배출한 캘리포니아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업은 떠나가고, 도시는 황폐화의 길로 가고 있고... 우익이 발전시켜 놓으면 좌익이 망치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되어가는 것인지...
2023-08-02 05:36:05
샌프란시스코 태평양 로맨스는 아득하게 그리운 옛말이구나. 정치를 잘 못하면 한국도 이리될 수 있다. 선거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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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2 05:36:05
샌프란시스코 태평양 로맨스는 아득하게 그리운 옛말이구나. 정치를 잘 못하면 한국도 이리될 수 있다. 선거 잘해야지
2023-08-02 05:27:14
성남 , 광주가 있네그려
2023-08-02 09:34:17
능력도 안되면서 도덕적 허영심만 가득한 주장을 정책으로 시행한 결과는 언제나 처참하다. 제돈 한푼 안쓰고 고맙다는 소리 듣고 싶은 인간의 위선이 사회와 나라와 미래를 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