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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주 52시간 근로’ 정책 하루 새 두 번 뒤집은 尹

입력 2022-06-25 00:00업데이트 2022-06-2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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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오전 경직적인 주 52시간제를 유연하게 바꾸는 노동개혁안에 대해 “정부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3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주일에 최대 52시간으로 제한돼 있는 근로시간 기준을 개편하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대통령이 이를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주 52시간제 개편안은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부터 주장한 주요 공약이었고, 이달 16일에는 새 정부 경제정책으로도 보고됐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보고받지 못한 내용이 보도됐다고 했다. 이로 인해 담당 부처 공무원들은 하루 종일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혼선이 커지자 어제 오후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신문에 나온 내용이 정부의 최종 결정이라고 생각해서 그 보고를 못 받았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발언이 고용부의 발표 내용을 톤다운(수위 조절)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는 말을 사실상 다시 뒤집은 것이다.

노동개혁은 현 정부 3대 개혁과제 중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부딪치는 분야다. 핵심 개혁 과제에 대한 부처 발표를 대통령이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국정 시스템이 작동하긴 하는 건가.

민감한 정책일수록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가 미치는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바뀌면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2100만 명이 영향을 받는다. 사실상 전 국민의 삶과 관련된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중대한 정책 추진 과정에 생긴 혼선을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가선 안 된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단편적 기억에 의지해 국가적 과제에 대해 즉흥적으로 말을 쏟아내는 일이 반복되면 국정 운영 전반이 꼬이게 된다. 윤 대통령은 핵심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충분히 파악한 다음 신중하고 정제된 발언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 혼선으로 인해 국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주 52시간 근로제’ 유연화가 흐지부지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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