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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野 당론으로 한덕수 총리 인준… 협치 물꼬 트이는 계기 될까

입력 2022-05-21 00:00업데이트 2022-05-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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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총 250표 중 찬성은 208표 반대 36표 기권 6표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안이 통과됐다. 지명 47일 만이다. 250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8표, 반대 36표, 기권 6표로 가결됐다. 이로써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이 부결되는 사태는 면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강경파의 ‘부결’ 목소리가 컸으나 표결 전 의원총회에서 난상토론을 거친 끝에 ‘찬성 당론’을 확정했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칫 새 정부 발목잡기란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뒤늦게 힘을 얻은 걸로 보인다.

강 대 강으로 치닫던 정국이 막판에 활로를 찾은 것은 다행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 지 하루 만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민주당은 “국회 협박”이라며 반발했다. 의총에선 투표 불참을 통한 ‘정족수 미달’로 부결시키자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찬성 당론의 결단을 내린 것은 의미가 있다. 정치적 셈법을 떠나 새 정부가 첫발을 떼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67석 거대 야당의 협조를 얻지 않고는 새 정부가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한 후보자 인준을 계기로 협치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한다. 민주당이 정략적으로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을 방해해선 안 되지만 새 정부도 야당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빠 찬스’ 논란에 휘말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등 야당의 협조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게 옳다.

한 총리는 지명 직후 ‘올드보이’란 평가를 받았다. 초대 내각을 안정적으로 이끌 경륜과 역량을 갖췄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리더십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대형 로펌에서 고액 자문료를 받아 ‘전관예우’ ‘회전문 인사’ 비판도 있었다.

그럼에도 국회 인준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던 건 근본적으론 미중 갈등, 물가 금리 환율 3고(高) 위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나랏빚과 가계부채 등 복합 위기에 새 정부가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인준을 안 해주면 총리 없이 간다”는 등의 야당 압박이 먹힌 결과로 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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