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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최저 경쟁률’ ‘무더기 무투표 당선’… 지방선거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22-05-17 00:00업데이트 2022-05-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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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선관위에 출입구에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알리는 문구가 적혀있다. 2022.5.12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6월 1일 지방선거 평균 경쟁률이 1.8 대 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가장 낮았던 2014년 2.3 대 1을 갈아 치운 것이다. 단독 출마, 후보 등록 저조 등의 이유로 당선이 자동 확정된 무투표 당선자는 494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20년 새 가장 많은 숫자다. 4년 전에 비해 5배나 증가했다.

지방선거의 경쟁률은 떨어지고 무투표 당선 사례는 급증하는 추세 자체가 우려되는 현상이다. 올해로 8번째를 맞는 지방선거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뽑는 인원이 많은 광역의원 경쟁률은 2 대 1, 기초의원 경쟁률은 1.7 대 1에 불과하다. 무투표 당선의 경우 공약 검증, 자질 검증 기회도 없이 유권자의 투표권이 박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양대 정당, 특정 지역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기초단체장 무투표 당선자는 6명인데, 광주·전남 민주당 후보 3명과 대구·경북 국민의힘 후보 3명이다.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 무투표 당선자도 특정 정당이 강세인 영호남에 집중됐다. 이는 지역 정치의 왜곡으로 이어진다. 무투표 당선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천을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 보니 출마자들이 중앙당 실력자나 지역 국회의원에게 줄을 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결과 정치 신인들의 진입 자체가 힘들어진다. 지방자치에 관심이 있어도 당선 가능성이 낮아 아예 출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지방선거 경쟁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큰 이유다. 반면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선거를 도와줬거나 도움이 될 이들을 공천하기 바쁘다. ‘자격 미달’ 후보자들을 걸러내는 데는 관심도 없고 조직 관리에만 신경 쓰는 모습이다. 무투표 당선자 중에 전과자가 30%에 이른다고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사실상 3·9대선 연장전으로 치러지면서 양대 정당 위주의 경쟁이 되풀이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큰 정당 소속이 아닌 젊은 정치인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지방선거가 이런 식으로 고착화되면 곤란하다. 선거 이후라도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나 중대선거구제 확대 등 개선 방안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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