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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좋아요’ ‘함께해요’ 쏟아진 르노의 ‘혁신 플랫폼’[Monday HBR/더크 다이히만]

더크 다이히만 로테르담경영대 부교수| 정리=조윤경 기자
입력 2022-02-28 03:00업데이트 2022-0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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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그 즉시 현실에서 구현돼 시장에 선보여지기는 어렵다. 한 조직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지지자들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많은 기업은 혁신을 말하면서도 이 단계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프랑스 자동차 제조사 르노는 유망한 혁신적 아이디어들에 대한 조직 내부 지지자들을 찾는 사내 혁신 플랫폼을 구축했다. 르노의 혁신 플랫폼은 기업의 혁신에 조직 내 커뮤니티가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파리 외곽에 위치한 르노의 연구개발(R&D)센터에 적용된 이 플랫폼은 다른 여러 혁신 플랫폼과 유사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직원들이 다른 직원의 아이디어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고, 발명가의 제안이 채택되면 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구현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할 수도 있다.

이 간단한 기능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프로젝트에 대한 내부 열정을 파악할 좋은 척도가 될 수 있으며 발명가가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풍부한 지식을 갖춘 지원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낸 직원은 자신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동료 직원에게 연락할 수 있다. 어떤 아이디어를 낸 직원이 동료들의 충분한 지지를 받는다면 1년 동안 한 주에 최대 2일까지 프로젝트에 착수할 수 있다. 자신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기술과 지원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동료와 연락할 수 있다. 자원한 참여자들 역시 자신의 관리자와 개별적으로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 시간을 협의할 수 있다.

우리는 르노의 사내 혁신 플랫폼에 게시된 244개 아이디어와 참가자 1201명의 반응을 수집하고 이들과의 후속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몇 가지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첫째, 르노 직원들은 어떤 아이디어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보다 실제 참여 의사를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좋아요’는 그저 ‘립서비스’에 불과했지만 참가자들이 어떤 아이디어에 자원하겠다고 약속할 때는 꼭 실천했다. 실제로 한 참가자는 “’좋아요’에는 아무런 약속도 없다”고 말했다.

둘째, 뻔해 보이는 아이디어에는 자원자가 나서지 않았다. 직원들은 참신하고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아이디어가 영감을 준다고 여겼다. 신중한 관리자들은 아이디어의 실현가능성을 주로 걱정하지만, 직원들의 경우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확보하고 싶다면 R&D 조직의 자원자들이 새롭고 도전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욕구를 많이 갖고 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셋째, 협력적인 직원은 협력적인 반응을 촉발한다. 한 직원이 다른 직원의 아이디어에 자원하겠다고 한 번 약속할 때마다 본인의 아이디어에 자원하겠다고 약속을 받는 횟수가 29% 증가했다. 이는 ‘당신이 내 아이디어를 좋아하니까 나도 당신의 아이디어를 좋아한다’는 단순한 상호주의가 아니었다. 공개적으로 자원을 약속하는 행동은 다른 직원들이 자원을 약속하도록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였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내 혁신 대회는 혁신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온 것인지도 모른다. 최근 진행된 위키피디아, 리눅스와 같은 성공적인 크라우드 소싱 프로젝트들은 자원한 동료에게 상을 주는 유인책 없이도 직원 간 협력에 큰 효과를 가져왔다. 이들은 모두 단순하고 수평적인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동료 직원들의 아이디어 구현을 위해 협조하겠다고 약속하는 기능은 직원들 간에 보다 창의적이고 협업적인 문화를 구축하는 데 유용하다. 관리자는 조직에서 협업이 매우 중요하며 기업 혁신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직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해 이런 문화를 강화할 수 있다. 이타주의와 협력에 호소하면 더 많은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르노가 커뮤니티형 혁신 플랫폼을 만든 이유’를 요약한 것입니다.

더크 다이히만 로테르담경영대 부교수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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