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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초중고는 예산 남아 흥청망청, 대학은 재정난에 빈사 직전

입력 2022-01-28 00:00업데이트 2022-01-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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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한국외대 총장) 뉴스1
전국 199개 4년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그제 정기총회를 열고 대선 후보들에게 대학 재정난 해소 대책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국내총생산(GDP)의 0.6%인 대학 지원 예산을 1.1%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은 0.9%다.

현재 대학들은 학생 수가 급감하고 등록금이 14년째 동결되면서 빈사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코로나19로 기부금까지 마르면서 2020년에는 전국 사립대 10곳 중 7곳이 적자를 냈다. 총 적자 규모는 4200억 원에 이른다. 정부의 지원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1인당 평균 공교육비는 대학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에 한국은 중고교(1만4978달러) 초등(1만2535달러) 대학(1만1290달러) 순으로 대학이 초중고교보다 적다. 정부가 대학 교육에 지원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자구 노력도 못 하도록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초중고교와 대학 간 공교육비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무관하게 내국세의 일부를 떼어 마련하는 유치원과 초중고교용 교육교부금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6∼17세 학령인구는 2000년 811만 명에서 2020년 546만 명으로 급감했다. 반면 교육교부금은 같은 기간 11조3000억 원에서 53조5000억 원으로 5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올해는 65조1000억 원까지 확대된다. 일선 초중고교에서는 남아도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멀쩡한 전자칠판을 교체하고, 방역물품이 쌓여 있는데도 또 사들이고,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까지 리모델링을 한다. 교육지원청의 예산 소진 독촉에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현금을 뿌리는 학교들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그제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초중고교에 집중된 교부금을 대학과 평생 교육에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초중고교의 예산 낭비를 막고 대학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한 제안이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이 발표한 한국 대학교육 경쟁력은 64개국 중 47위다. 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는 대학 교육의 부실화를 더 두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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