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송영길 “핵·장거리 아니라 다행” 北이 노린 게 이런 정신승리

동아일보 입력 2021-10-21 00:00수정 2021-10-2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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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라디오방송에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관련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과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SLBM 성공에 자극을 받은 것도 있다. 대화의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고도 했다. 북한 매체는 “측면기동과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진화된 조종유도기술이 도입된 새형(신형)의 SLBM”이라며 잠수함 발사 성공을 과시했다.

송 대표가 어처구니없는 대북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두고도 “포(砲)로 안 한 게 어디냐”고 했던 송 대표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서는 “미국은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는데, 바람직한 행동에는 보상이 따라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북한이 2017년 말 이래 핵·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은 만큼 개성공단 복원 같은 상응조치를 검토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이번에 발사한 신형 SLBM은 은밀한 기습공격용이라는 SLBM 자체의 위력을 넘어 비행 중에도 좌우, 상하로 기동이 가능해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SLBM은 최근 개발에 성공한 한국을 제외하곤 핵무기 보유국만 가진 핵탄두 장착용 전략무기다. 북한은 이런 가공할 무기를 불법적으로 개발하면서도 정당한 국방력 강화라며 그것을 ‘도발’로 규정하는 한미를 향해 ‘이중 기준’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마저 북한 주장에 수긍이라도 하듯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송 대표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의 억지 주장까지 사실상 대변하고 있다. 강도 살인범의 도둑질은 죄도 아니고, 강도짓 안 한 것만도 다행이니 상을 주자는 해괴한 논리다. 이런 식이라면 현실 도피를 위해 자기 자신마저 기만하는 ‘정신승리’와 다를 바 없다. 북한이 노린 것도 그런 자포자기식 합리화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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