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주식 투자에 빠진 까닭[2030 세상]

김소라 요기요 마케터 입력 2021-08-31 03:00수정 2021-08-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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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요기요 마케터
아침마다 대학 동기 단체 카톡방에는 “가즈아!”라는 메시지와 함께 주식 차트 캡처가 올라온다. 각자 투자한 종목이 높은 수익을 내기를 바라며 파이팅을 외치는 것이다. 어떤 주가 좋다더라, 언제 빼야 할까 등 투자 고민을 나누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들뿐만 아니다. 요즘엔 어떤 친구와 이야기하든 결론은 투자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주식 투자는 2030 사이에서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2030은 왜 주식 투자에 열중하게 되었을까? 근로소득으로는 의식주의 기본인 ‘주’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생존을 위해 투자하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주식 시장이 반등했다.

“TV 속 누군가가 아니라 내 친구가, 내 직장동료가 큰돈을 버는 걸 보게 된 거야. 이때부터 다들 주식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것 같아.” 10년 이상 꾸준히 주식 투자를 해온 30대 중반 선배의 말이다. 작년부터 투자를 시작한 친구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주식을 안 하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아니야. 주변보다 뒤처지는 거더라.”

쉬워진 투자 방법도 이유 중 하나다. 투자에 둔감한 편인 나는 몇 개월 전까지 증권 거래 계좌조차 없었다. 일단 계좌라도 만들라는 충고를 여러 번 들은 뒤 도전해 보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간단했다.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의 유저 인터페이스(UI)는 깔끔하고 직관적이었다. 인증 절차도 간단했다. 가입 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5분 미만. 투자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입니다’를 선택하면 아침마다 초보자 맞춤형 투자 가이드까지 보내준다. 이렇게 쉽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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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은 주식 투자를 통해 즐거움을 얻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주식 투자와 게임은 비슷한 구조로 이뤄진다. 정해진 시간과 규칙이 있고 그 안에 도전이 있다. 위험 요소도 있지만 성공할 경우 성취와 만족감도 따라온다. 여행도 만남도 어려워진 시대에 투자는 삶의 새로운 재미가 되었다. “퇴근 후부터 진짜 하루의 시작이지. 주식하는 시간이 더 재미있거든.”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30대 초반 회사원의 말이다.

이러한 2030을 위해 금융업계도 변하고 있다. 최근 주식 1주를 무작위로 증정하는 편의점 ‘주식 도시락’이 화제였다. 운이 좋으면 한 주에 45만 원인 주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인지 이틀 만에 2만 개가 완판됐다. 이후 주식 경품 이벤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경품뿐만이 아니다. 이제 지인 생일에 모바일 커피 쿠폰 대신 해외 주식을 선물할 수도 있다. 주식을 골라 선물하면 “부자 돼라”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송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투자를 하지 않는다. 만들었던 계좌로 주식을 사 보았지만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요즘은 귀여운 그래픽과 친근한 말투로 무장한 투자 서비스도 많다. 돈을 쓴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쉽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상하게 느껴져 시작하지 않았다. 투자는 내게 맞는 게임이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생각조차 조금 뒤처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김소라 요기요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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