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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광화문에서/황형준]정권 리스크가 된 법무부 수장들

입력 2021-07-01 03:00업데이트 2021-07-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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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준 사회부 차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관종(관심종자)이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통제 불능이었다.”

최근 만난 여권 핵심 관계자 A 씨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여권의 위기에 대해 언급하며 두 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중도층을 공략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청와대에 두 사람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야권이 아닌 여권 인사인 A 씨의 입에서 나온 말이어서 더 인상적이었다.

A 씨는 “검찰의 조 전 장관 수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던 중도층마저 추 전 장관의 ‘윤석열 몰아내기’를 보면서 추 전 장관이 과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저서 ‘조국의 시간’을 출간한 것도 부정적으로 봤다. A 씨는 “예민한 시기에 책을 내고, 자신의 책이 완판이 됐다는 것 등을 왜 SNS에 쏟아내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느냐”며 “여기에 더해 조국 지지자들과 일부 의원들이 잊혀진 조국 이슈를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 전 장관도 지난달 2일 “민주당은 이제 나를 잊고 개혁 작업에 매진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끊임없이 SNS 활동을 이어가며 ‘조국 수호대’로 나선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자극하고 있다.

추 전 장관도 만만치 않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1월 취임 후 1년 동안 윤 전 총장과 대척점에 서면서 윤 전 총장 몰아내기에 급급했다. 문재인 대통령마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의 이탈을 막기 위한 듯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라고 표현했지만 윤 전 총장은 결국 문재인 정부를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으로 규정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A 씨가 추 전 장관을 ‘통제 불능’이라고 표현한 것도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사실상 청와대의 통제권 바깥에 있었다는 점 등을 짚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 출신인 김종호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법무부에 문 대통령의 뜻을 관철시키는 데 실패했다. 추 전 장관은 사의 표명 다음 날 잠수를 타는 등 돌출 행동을 이어갔다.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꿩 잡는 매’를 자처한 것도 윤 전 총장만 키워주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 검찰 갈등은 고스란히 검찰 내부의 분열로도 이어졌다. 검찰 조직은 문 대통령의 조 전 장관 지명과 조 전 장관 수사 이후 2년 가까이 양분돼 홍역을 앓았다.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은 줄줄이 출세 길에 올랐지만 정권을 향해 칼을 겨눈 수사팀은 대놓고 지방으로 좌천되거나 인사에서 거듭 물을 먹고 있다.

박범계 현 법무부 장관도 다르지 않다. 취임 이후 검찰 조직이 비교적 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난달 검찰 간부 인사에선 여전히 친정부 검사들만 우대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불공정, 보복 인사가 이어질수록 어느 순간 국민들도 과도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박 장관마저 정권의 리스크로 기록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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