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0·40 고용 줄고 인플레 우려… 반짝 성장에 취할 때 아니다

동아일보 입력 2021-06-10 00:00수정 2021-06-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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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한국은행은 어제 1분기 경제성장률이 1.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4월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았고,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61만9000명 늘어 고용 회복 조짐도 나타났다. 이를 두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가 강한 반등을 보여 하반기부터 내수 활성화 대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추경으로 약 30조 원을 뿌리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마이너스를 반복하던 경제 지표가 반등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저축률도 높아져 하반기 민간 소비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는지는 의문이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집값 상승, 가계부채, 30·40대 고용 부진 등 서민생활과 경제적 안정을 위협하는 불안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한국 경제가 ‘트리플 레벨업’을 달성했다”고 했다. 올해 1분기와 2019, 2020년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영향이지 한국만 대응을 잘해서 얻은 결과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6%로 한국의 4%보다 높은 수준이다.

고용 불안도 여전하다. 전체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30·40대 일자리는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들은 단기 고용 위주인 고령층과 달리 주로 핵심 제조업 등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세대여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봐야 한다. 자녀 양육과 경제 활동에 집중해야 할 30·40대에 일자리를 잃으면 회복하기가 어렵다. 60세 이상과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가 증가했는데, 정부 재정 투입의 효과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33조 원을 투입한 일자리 사업 가운데 34%가 개선 또는 예산 감액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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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회복될 때 돈을 많이 풀면 인플레 가능성이 높아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이 때문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연일 금리 인상을 언급하고 있다. 한국의 가계와 기업이 짊어진 부채는 4000조 원에 이른다. 전 국민에게 위로금 몇 십만 원씩을 나눠주느라 인플레를 자극하면 이자 부담이 커져 국민에게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겉으로 개선된 지표도 인플레 같은 부작용을 동반하거나 숨어 있는 위험이 적지 않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소폭 개선된 지표에 자화자찬하며 나랏돈을 쓸 궁리만 하고 있다. 지금은 ‘아랫목 온기’에 도취돼 긴장을 풀 때가 아니다.
#인플레#고용#반짝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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