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與 송영길 대표 선출… 친문 패권 청산하고 민심에 귀 열라

동아일보 입력 2021-05-03 00:00수정 2021-05-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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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대표. 왼쪽은 윤호중 원내대표.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전당대회에서 5선의 송영길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친문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은 송 의원과 2위를 한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의 득표율 격차는 불과 0.59%포인트였다. 당 대표 경선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의 접전이었던 셈이다. 이날 최고위원 선거에선 친문 핵심으로 검찰개혁을 강력히 주장해온 김용민 의원이 최다 득표를 했다. 송 의원이 당권을 쥐긴 했지만 친문 세력의 파워도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송영길 대표 체제는 무엇보다 4·7재·보선 참패에 담긴 민심의 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민주당은 재·보선 직후에는 문재인 정부 4년간 부동산대책의 실패를 인정하면서 부동산 세제와 규제 완화 등 정책 전환에 나서는 듯했으나 어느새 강경파 목소리에 휩쓸려 언제 그랬느냐는 듯한 분위기다. 위기 원인의 진단과 처방이 겉돌고 있는 것은 선거 결과에서 확인된 민심과 강경 친문세력이 주도하는 당심의 간극이 여전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민심이 뒷받침되지 않는 당심은 공허할 뿐이다. 새 지도부는 이런 원칙을 갖고 정책 혼선을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

당 쇄신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퍼붓는 강경 친문세력을 감싸는 데 급급한 친문 의원들의 태도는 볼썽사납다. 이들은 쇄신파 의원들을 향해 “그 정도도 감당 못 하느냐”며 융단 폭격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반대한 금태섭 의원을 사실상 공천 배제했던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극성 친문세력의 문자 폭탄 공세는 민주주의 국가의 대중 정당에서 필수적인 민주적 토론과 의견수렴 절차조차 용납하지 않겠다는 패권 정치나 다름없다. 송 대표는 선거 기간 중 “당명만 빼고는 다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계속 강경 친문세력에 휘둘린다면 스스로 약속한 쇄신과 변화 의지는 퇴색될 것이다.

송 대표 체제의 또 다른 과제는 9월 대선 후보 선출에 이어 내년 3·9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것이다. 특히 대선 후보 경선 관리는 각 진영의 이해관계가 걸린 민감한 현안이다. 새 지도부에 철저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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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당대표#친문패권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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