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황형준]1년 동안 잊혀진 위성정당 개정 논의

황형준 정치부 기자 입력 2021-04-22 03:00수정 2021-04-22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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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준 정치부 기자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선거법 개정이다. 민의를 왜곡한 비례위성정당이 22대 국회에서 또 출현하도록 놔둘 것인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누군지 알고 뽑은 국민들이 몇 명이나 되냐.”

최근 통화한 법조계 인사는 “정치권이야말로 가장 후진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필요한 정치제도 개혁은 하지 않고 검찰, 언론 개혁 등만 앞세우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4월 총선이 끝난 뒤 선거법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세 차례 넘었다. 하지만 사전투표 등 미세한 법 개정안이었을 뿐 정작 수술해야 될 부분에 대해 국회는 손도 대지 않았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비례위성정당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21대 국회에 가서 제도에 약점이 없는지 들여다보고 고칠 건 고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난 뒤에는 이와 관련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박병석 국회의장만 유일하게 2월 임시국회 개회사를 통해 4·7 재·보궐선거 이후 선거법 개정과 개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촉구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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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거꾸로 되돌려보면 이런 촌극이 없었다. 당초 2019년 12월 범여권 ‘4+1’협의체가 만든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2019년 12월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합의 없이 민주당 중심으로 강행 처리됐다. 논의 과정에서 각 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누더기가 됐고 이를 반대했던 자유한국당은 선거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이를 향해 ‘위장정당’ ‘가짜정당’ 등이라고 온갖 비판을 하더니 야권의 꼼수에 맞선 ‘정당 방어’라는 명분을 내걸고 결국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을 포함해 180석을 얻었지만 국민들에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이고 양당제 폐해를 줄여보자는 취지와 달리 군소정당은 오히려 의석수가 줄어들었고 180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은 야당을 무시한 채 청와대가 요구하는 법안을 일방 처리하는 역효과만 초래했다.

급조된 탓에 검증되지 않은 위성정당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도 논란이 됐다.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의 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횡령 혐의로 기소됐고 양정숙 의원은 부동산 문제로 총선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즉시 제명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은 총선 출마 당시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민주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과 청와대가 그간 보여준 오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앞장서서 미래 정치를 위한 시스템을 고민하고 정치개혁 논의를 띄울 필요가 있다.

마침 민주당은 윤호중 원내대표를 새로 뽑았고 국민의힘은 이달 30일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여야 정치권이 자신의 지지층만 쳐다보며 국민적 공감대 없는 개혁에 나서기보다 선거법 개정과 개헌 논의를 통해 자기 혁신과 정치개혁에 나설 때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칠 것이다.

황형준 정치부 기자 constant25@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위성정당#개정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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