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대북정책 곧 완성”… 北 몸값 올리려단 포위·압박 자초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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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이 12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검토 중인 새 대북정책을 (한국 일본에) 소개하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몇 주 안에 검토를 마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 대북정책이 거의 완성 단계이며 국무·국방장관의 금주 한일 순방 때 윤곽을 제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은 지난달부터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시도했으나 아직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김 차관보 대행의 말대로라면 새 대북정책은 매우 신속하게,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2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재검토를 위해 동맹과 긴밀하게 조율하겠다는 원칙 외에는 대외적 언급을 자제해 왔다. 각종 소문과 관측이 난무하던 역대 행정부의 출범 초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동맹과 다자협력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법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새 대북정책을 공개하기 전에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시도하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에 앞서 북한의 의도를 평가하고 향후 대응을 떠보면서 미국 정권 교체에 맞춘 북한의 습관적 도발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 역시 일방적·즉흥적 대응이 주류를 이뤘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북한은 이런 미국에 어떤 응답도 하지 않고 있다. 재작년 말 스톡홀름 실무협상 이래 미국과의 대화를 단절하고, 작년에는 남북관계까지 파탄시키고 스스로 자폐(自閉) 상태에 들어간 북한이다. 여차하면 도발 사이클을 재가동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 몸값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일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에는 이런 각본을 너무도 잘 아는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무시 또는 방관으로 흘렀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대화를 통한 해결을 추진하되 정권의 명줄을 죌 포위·압박도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북한은 고립에서 벗어날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도발은 ‘최대의 고통’을 부를 뿐이다.
#대북정책#완성#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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