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예고된 대학붕괴 도미노, 팔짱 낀 교육 당국

동아일보 입력 2021-02-26 00:00수정 2021-02-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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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을 코앞에 두고 전국의 162개 4년제 대학이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해 무더기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대학 지원자 수가 입학 정원보다 약 8만 명이나 적은 탓이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 124곳의 평균 경쟁률은 처음으로 3 대 1 아래로 떨어졌다.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쏠리면서 도산 위기에 몰린 지방대들은 신입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모 국립대는 입학처장이 방문 판매원처럼 고교를 돌며 학생들을 모집 중이다. 신입생 전원에게 장학금이나 아이폰을 경품으로 내건 대학도 있다. 등록금이 주요 재원인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유학생까지 줄자 모 대학은 환경미화원을 내보내고 총장과 교수가 청소를 맡기로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학들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하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쓰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학들의 도미노 붕괴는 정책 실패의 결과다. 저출산 추세가 시작된 1996년 정부는 지방대 육성과 대학 문호 확대라는 명분으로 대학 설립의 기준을 오히려 대폭 낮추었다. 이후 대학 정원이 남아돌고 부실 대학이 속출하자 교육부는 2013년부터 대학 구조조정을 시도했지만 지금까지 폐교된 학교는 17곳뿐이다.

교육부는 올해 미래가 없는 한계 사학들의 퇴로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는데 초저출산으로 대학 붕괴 속도가 빨라진 만큼 서둘러 ‘좀비 사학’들의 퇴출을 유도해 대학 전체 경쟁력의 저하를 막아야 한다. 국립대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특색 있는 사립대는 선별해 지원해야 한다. 또 등록금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대학들이 과감하게 정원을 축소할 수 있도록 13년째 동결된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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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도 위기의식을 가지고 수요에 따라 학과별 정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 고교생만 받아 대학을 운영하는 시대는 끝났다. 해당 지역의 자치단체나 기업과 연계해 지역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직업 교육과 평생 교육 및 연구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대학붕괴#도미노#교육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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